호화 아파트에 거주하며 남보란 듯이 외제차를 타면서도 고의적으로 세금을 체납한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 지역적으로 서울의 대표적인 부자 동네에서 체납이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러한 정황을 말해준다. 서초세무서 관할에서 체납액이 871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역삼·반포·강남세무서도 나란히 체납 10위권에 포함됐다니 도대체 무슨 심보들인지 모르겠다. 실제로 체납 법인들 중에서 벤츠나 아우디, BMW 등 고급 외제차를 몇 대씩이나 굴리는 경우도 적발됐다.
탈세 및 체납과 관련한 부유층의 몰염치는 월급에서 꼬박꼬박 세금을 떼고 있는 월급쟁이들로서는 분통을 터뜨릴 일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도로공사, 대한주택보증 등 공공기관도 탈세 대열에 가담하고 있다고 한다. 체납자에 대해서는 개인과 법인에 관계없이 명단 공개와 함께 적극적인 세금집행 노력이 따라야 한다. 거주지와 생활실태를 조사해 보석이나 그림 등 고가의 재산에 대해서도 끝까지 파고들어야 한다. 담뱃값을 올려서 서민들로부터 원성을 듣는 것보다는 훨씬 떳떳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