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지점 스캔들上]일본 영업환경 어떻길래..엔저에 불법대출 '이중고'

세계 최저 마진에도 국내수준 목표 할당
日 지방은행·신용조합 등 자금빼겠다며 압박
  • 등록 2014-04-14 오전 6:00:00

    수정 2014-04-14 오전 6:00:00

[도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이번 도쿄지점 불법대출 사고는 일본 현지에서 자금 운용처를 찾지 못해 갈피를 못잡고 있는 도쿄지점의 영업환경이 초래한 사고로 규정된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순이자마진(NIM)을 기록하고 있는 국가다. 과거 20년 장기불황으로 제로 성장을 해온 일본에서 국내 시중은행 도쿄지점은 목표치에 있어서는 국내와 같은 수준의 영업목표치가 떨어진다.

한 국내은행 도쿄 주재원은 “일본 금융환경을 보면 엔화 자산으로만 영업을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현지 법인 설립 전환을 검토하려다 이같은 이유로 중단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불법대출 사고가 발생한 우리은행, 기업은행 도쿄지점 전경.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국내 은행 도쿄지점이 밀집해 있는 우라쿠초역에서 차로 20분가량 떨어진 토라노몬역 주변에 위치해 있다.
일본 은행은 이같은 역성장에 대비해 해외 자산 인수·합병(M&A)으로 눈을 돌려왔다. 전 세계에서 가장 왕성한 먹성을 보이는 일본은 매년 막대한 배당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반면 국내 시중은행의 도쿄지점은 현지 영업에 치중돼 있다. 자산 규모는 현재 국내 은행 총액이 약 1조엔 수준이다. 재일 교포가 기반인 신한은행의 SBJ은행이 그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시중은행 5곳을 모두 합쳐 5000억엔 수준인데 그 중 국민은행 도쿄지점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부실대출을 다 털어냈지만 여전히 높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도쿄지점장은 “국민은행의 자산 증대는 불법대출을 취급하기 시작한 2000년대 말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영업 마진 증가 속도는 자산 증대 속도를 추월했었다”고 말했다. 불법대출로 인한 성적이었다.

적은 마진으로 인한 낮은 이자수익을 송금·환전 수수료로 보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엔저가 심화되면서 3년 전에 비해 도쿄지점의 송금·환전 수수료 수익은 절반으로 줄었고, 외환 취급이 많은 외환은행은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불법대출로 인해 자금을 빌려줬던 일본 지방은행들이나 신용조합 등이 자금을 빼겠다며 압박해와 조달금리 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한 주재원은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최근 조달금리가 0.6%대까지 낮아졌는데 이런 사고로 다시 조달 금리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며 “조속한 시간 내에 비리 사고를 도려내고 영업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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