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너무 늦은 객관적 나이는 없다

  • 등록 2014-03-31 오전 6:10:00

    수정 2014-03-31 오전 6:10:00

[김진형 남영비비안 대표이사]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엔 너무 아깝다.” 영국의 유명한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이다.

젊었을 때는 와 닿지 않았던 이 말이 마음속 깊이 이해가 되는 그런 나이가 되었다. 젊음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내가 지금보다 조금만 젊었어도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을텐데’라는 일종의 후회일지도 모른다. 남들이 보기에는 대단한 작품을 남기고 이름을 떨친 그조차도 젊음을 아쉬워한 것을 보면,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젊음을 그리워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이미 젊음이 내 곁을 떠나갔다고 해서 마냥 그 자리에서 후회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떠나간 젊음은 아무리 후회해도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돌아오지 않는 젊음의 소중함을 진즉 알고 후회 없도록 만끽했다면 좋았겠지만, 나이가 들고 나서 그 정도의 후회도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으랴. 게다가 일정 나이 이상이 되면 이상하게도 시간의 흐름에도 가속도가 붙는 느낌이다. 눈 깜짝할 새에 겨울이 지나고 어느새 완연한 봄날이 찾아온 것처럼 말이다.

젊음이 사라지고 개인의 시간이 흘러가듯, 주변도 시간이 흐르고 환경은 변한다. 변하는 세상 속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채로 있다면, 미래에는 지금의 그 자리를 지키는 것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될지 모른다. 아무런 의지와 노력 없이 지나간 시간과 흘러간 젊음을 아쉬워해 봤자 그것은 훗날 또 다른 후회로 남을 뿐이다.

그러고 보면 젊음이란 참으로 상대적인 개념이다. 쉰의 나이에는 삼십대가 젊다고 하고 일흔이 넘은 나이에는 쉰도 한창 젊은 시절이다. 게다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연령층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은퇴 이후는 편하게 쉬면서 보내는 노년을 의미했지만, 요즘은 은퇴가 두 번째 인생의 시작점으로 여겨진다.

평균수명 100세를 운운하는 요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고민은 젊은이뿐 아니라 은퇴를 앞둔 중년은 물론, 그 이상의 연배에게도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게다가 요즘 나이에 관계없이 젊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름을 방지해준다는 화장품이나 탱탱한 몸으로 가꿔준다는 다이어트 제품들도 줄을 잇는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순행하는 외모의 변화는 완전히 거스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중요한 것은 외모의 변화보다도 마음가짐의 변화라 생각한다.

은연중 하루하루 나이가 드는 것을 아쉬워하던 요즘, 필자는 한 TV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일흔이 넘은 나이의 남성 연기자 4명이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다. 얼마 전에는 길을 안내해주는 인솔자 없이 여행을 떠났다. 이미 유럽 배낭여행은 무리라고 생각해서 포기했다면, 아마 그들도 평생 남길 멋진 추억을 얻지 못했을 것이고 더불어 우리도 그 모습을 보면서 도전할 용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그 프로그램을 보며 느낀 것은 역시 나이가 들수록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하고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외형만을 젊게 가꾸려 하는 모습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지만,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무언가 꾸준히 배우고 도전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그들의 몸과 마음은 나이에 비해 훨씬 젊어 보이지 않는가.

이쯤에서 지나간 젊음에 대해 한탄한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을 하나 더 떠올려본다. “희망을 품지 않은 자는 절망도 할 수 없다.” 시도해 보지 않은 사람은 어떠한 결론도 얻을 수 없기에 기쁨도 절망도 맛볼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러기에 실패하든 절망을 맛보든 일단 시도를 해봐야 가능한 것이다. 무언가 시작하고 도전하기에 너무 늦었다 말할 수 있는 객관적인 나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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