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대목’인 겨울 장사를 망친 모피가 비수기인 봄을 맞아 오히려 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창 봄 상품을 팔아야 할 백화점들이 때아닌 모피 행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 롯데백화점 행사장에서 고객들이 모피를 살펴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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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23일까지 본점 4층 행사장에서 ‘모피 알뜰구매 특집전’을 열고 50억원 물량의 모피 상품을 선보인다. 진도, 근화, 국제 등 7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각 브랜드는 150만~300만원대 특가 상품을 한정 수량으로 선보이고, 기존 행사 가격보다 20~30% 저렴하게 판매한다.
신세계(004170)백화점도 오는 23일까진 본점 10층 문화홀에서 통 1200벌, 100억원 규모의 ‘모피 클리어런스’행사를 펼친다. 이번 행사는 진도, 동우, 사바티에, 근화, 윤진 등 총 9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기존 400만~600만원대 모피를 200만원 균일가격에 특가 판매한다.
통상 백화점들은 ‘역(逆)시즌 마케팅’의 일환으로 겨울 외에도 한여름(8월)에 모피행사를 하지만 봄에 모피 기획전을 실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례적으로 봄 모피 행사를 실시하게 된 건 따뜻한 겨울로 인해 재고가 쌓인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서다.
당초 평년보다 추울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 겨울이 예보와 달리 따뜻한 날씨를 보이면서 모피 브랜드마다 재고 물량이 전년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작년에는 경기회복세와 추운 날씨가 예상되면서 원피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각 브랜드마다 10% 이상 생산량을 늘리면서 재고 부담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가을 윤달(10.24~11.21)을 피해 봄에 결혼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예년보다 늘어나는 추세도 모피 대형 행사를 기획하는 계기가 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예전에는 결혼준비를 하며 양가 어머니들의 예단으로 모피를 많이 구매했다면 최근에는 예복, 예물의 가짓수를 줄이고 모피를 신부 예복 개념으로도 장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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