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사옥 팔거나 옮기거나"

LIG손보 사옥 매각·KDB생명 이전 추진
"비용 절감과 재무 건전성 제고 차원"
  • 등록 2013-09-12 오전 6:00:00

    수정 2013-09-12 오전 10:32:16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보험사들이 잇따라 사옥을 매각하거나 이전하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비용 절감과 재무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LIG손해보험 선릉사옥 전경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LIG손해보험(002550)은 선릉 사옥의 매각을 진행 중이다. 매각 금액은 400억원 초중반대이며, 재임차(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전해진다. 선릉 사옥은 연 면적 7218㎡, 지상 15층, 지하 2층 규모다. LIG손보는 현재 20여 개의 사옥을 보유하고 있다.

LIG손보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비율이 다른 보험사보다 높은 데다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율을 개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IG손보의 RBC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65.7%로 금융감독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에 근접해있다.

KDB생명은 사옥 이전을 추진 중이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서울 중구 서소문 올리브타워에서 서울 용산구 동자동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KDB생명은 지난 2010년 12월 금호아시아나건물에서 올리브타워로 옮긴 바 있다. 현재 건물의 임대 계약은 5년이며. 7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임대료와 부가비용 절감 때문에 이전을 결정했다는 게 KDB생명의 설명이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방 사옥을 비롯해 보유하고 있는 27개의 빌딩과 부동산의 매각을 추진하다가 중단했다. 알리안츠생명은 한꺼번에 팔기를 원하지만, 매입자들은 일부만 매입하기를 원하는 등 서로 간 조건이 맞지 않는데다 여러 여건을 고려했을 때 제값을 받기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보험사들이 사옥을 정리하는 것은 국내 경기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저금리·저성장이 이어지면서 올해 보험산업 성장률은 6.9%로 한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RBC제도 등 재무 건전성 관련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보험사들은 위험관리를 위해 보유해야 하는 자본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금융감독당국은 RBC제도상 보험사의 위험 산출 때 신뢰 수준을 현재 95%에서 99%로 상향할 예정이다. 이는 5%로 발생할 확률의 위험에서 1%로 발생할 확률의 위험을 대비해 자본을 쌓아야 한다는 의미다.

보험사 관계자는 “자본을 쌓는데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으로는 한계가 있어 사옥 등 불필요한 자산을 정리해 경영의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며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 상대적으로 자금에 여유가 없는 중소형 보험사들의 사옥 매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라이나생명은 사옥으로 사용하기 위해 2420억원에 광화문 스테이트타워를 매입했다. 건물 취득 예정일은 내년 6월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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