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중국·아일랜드 우려에 다우 178p 급락

중국 긴축 가능성 우려에 상품 가격 하락
아일랜드 구제금융 불확실성에 달러 상승
  • 등록 2010-11-17 오전 6:28:28

    수정 2010-11-17 오전 7:01:02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16일(현지시간) 거래를 급락세로 마감했다. 중국의 긴축 가능성이 이어지고, 아일랜드 구제금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주요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78.47포인트(1.59%) 하락한 1만1023.5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3.98포인트(1.75%) 내린 2469.84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9.39포인트(1.62%) 떨어진 1178.36을 각각 기록했다.

해외발 악재가 주식시장을 강타하며 다우 지수는 장 중 200포인트 넘게 빠지며 1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만1000포인트 선을 내주기도 했다.

특히 세계 최대 자원 소비국인 중국의 긴축정책은 글로벌 성장세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 유럽 증시에 이어 뉴욕 증시에 타격을 줬다.

앞서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한 금융 포럼에 참석해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러 측면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안정적으로 금리를 시장화 하는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우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이 긴축 정책을 펼 것이라는 우려를 높였다. 

또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 불확실성이 계속돼 주식시장에 부담 요인이 됐다.

이로 인해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유로에 대해 7주 최고로 치솟으며 상품 가격에 부담을 줬고, 이는 원자재주와 에너지주의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미국에서 발표된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는 해외발 악재를 상쇄하기에 부족했다.

월마트는 3분기 순이익이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매출액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또 10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소폭 증가했을 것이라는 관측과는 달리 변동이 없었다. 같은달 근원 생산자물가지수(PPI)는 0.6% 하락하며 1년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아울러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진 점도 이날 주식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 해외발 악재에 원자재주 일제히 급락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28개 종목이 하락했다. S&P500의 주요 업종 가운데서는 원자재주와 에너지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원자재주는 중국의 긴축 우려와 달러 강세를 반영하며 일제히 급락했다. 프리포트맥모란은 4.30%, 알코아는 2.76%, 몬산토는 2.40% 각각 빠졌다.

국제 유가가 3% 하락한 여파로 에너지주 중에서는 셰브론이 2.80%, 엑슨모빌이 2.19% 떨어졌다.

은행주는 아일랜드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내림세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32%, JP모간은 1.17%, 씨티그룹은 2.31% 하락했다.

반면 월마트와 홈디포는 순이익 증가와 연말 매출 호조 전망에 힘입어 약세장 속에서도 각각 0.57%, 1.02% 상승했다.

◇ 산업생산 제자리..생산자물가 예상 하회

미국의 지난달 산업생산이 전월에 비해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예상보다 덜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연준에 따르면, 10월 산업생산은 전월에서 변동이 없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달 산업생산이 0.3%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세부 항목 가운데 공장생산은 유일하게 증가했다. 10월 공장생산은 0.5% 증가해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미 노동부는 10월 PPI가 전월대비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이른바 근원 PPI는 0.6% 하락했다. 모두 예상치를 밑돌았다.

특히 근원 PPI는 소폭 상승 예상을 깨고, 12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지난 2006년 7월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을 나타냈다.
 
◇ 연준 양적완화 규모 축소? 유지?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실효성 의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도 국채 매입 규모 축소 여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블룸버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 전에 경제가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불라드 총재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연준이 발표한 규모 전량의 국채 매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도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양적완화가 미국 경제에 큰 효과를 갖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매우 작은 자극이라도 경제를 조금이라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시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처럼 연준 관계자들의 국채 매입 규모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뉴욕 연은은 이날 54억1900만달러 어치의 국채를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국채시장은 사흘만에 강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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