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 증시는 4조위안(5860억달러)의 중국 경기부양책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에 대한 구제금융 확대를 호재로 급등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서킷시티의 파산보호 신청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제너럴모터스(GM) 등 기업발 악재로 경기후퇴(recesison)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점차 상승폭을 줄이다가 오후 들어 하락세로 물러섰다.
오후 2시14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915.86으로 전일대비 27.95포인트(0.31%)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28.73으로 18.67포인트(1.13%) 내렸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923.56으로 7.43포인트(0.8%) 밀려났다.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세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50센트(0.82%) 오른 61.5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서킷시티 `폭락`-GM `62년 최저`
미국의 2위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서킷시티(CC)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56% 폭락했다.
서킷시티는 신용위기와 베스트바이, 월마트 등과의 경쟁심화로 인한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오다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하게 됐다.
이날 서킷시티가 버지니아주 연방 파산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킷시티의 자산은 34억달러, 부채는 23억2000만달러였다.
미국과 캐나다에 걸쳐 1500개 매장을 거느리고 있는 59년 역사의 서킷시티는 지난 3분기 순손실이 2억3920만달러로 전년동기의 3배에 달했다. 매출액은 6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려오던 서킷시티는 지난 3일 미국 전체 매장의 20%에 해당되는 155개 매장을 올해 안에 폐쇄하기로 하는 등 자구책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주말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고 고백한 GM도 21.8% 폭락세다. 이날 GM 주가는 장중 31% 가량 떨어져 6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도이체방크는 "GM이 파산을 면한다고 해도 향후 파산이나 다름없는 상태를 지속할 것"이라며 "12월이 지나서도 미국 정부가 GM에 대해 지원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도 GM의 목표주가는 1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AIG 폭등..美 구제금융 1500억弗로 확대
반면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는 13.2% 급등세다.
미국 정부는 이날 AIG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미국 재무부는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일환으로 400억달러 규모의 AIG 우선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연준은 지난 9월 제시했던 850억달러의 대출을 600억달러로 축소하기로 했다. 대출 조건은 라이보+850bp에서 라이보+300bp로 완화했다. 대출 기한은 2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뉴욕연방은행은 AIG의 모기지유동화증권(MBS), 자산담보부증권(CDO) 등 부실자산을 사들이는 별도의 2개 기구를 통해 525억달러를 대출해주기로 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9월16일 AIG 및 자회사 자산과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AIG에 최대 850억달러 규모의 긴급 대출을 지원해주기로 했으나 오히려 AIG의 재정 부담을 늘리고 있다는 비판 속에서 새로 마련된 구제안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재무부와 연준은 "새로운 구제안은 AIG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보다 견조한 재무구조를 설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시장 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IG는 이날 3분기 244억7000만달러(주당 9.05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30억9000만달러(주당 1.19달러)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151억달러의 자본 손실 등을 제외한 주당 순손실 규모는 3.42달러로 팩트셋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85센트를 크게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