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弱달러, 인플레 영향 주시"..금리동결 시사(상보)

"현 금리, 성장-물가안정 촉진 적절한 수준"
  • 등록 2008-06-04 오전 12:12:38

    수정 2008-06-04 오전 6:34:09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3일(현지시간) "(현재의) 금리가 성장과 물가 안정을 모두 촉진할 만큼 적절한 수준이다"고 밝혔다.

또 "달러 가치 하락이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연준은 재무부와 함께 외환시장의 변화과정을 주의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 통화 컨퍼런스를 위성으로 연결해 `미국 경제`를 주제로 이같이 말했다.

그의 발언은 연준이 당분간 금리동결에 나설 뜻을 시사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압력을 부추기는 더이상의 달러 약세를 용인하지 않는 통화정책을 펴나갈 것임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달러 가치 하락의 악영향에 대한 비교적 강도높은 발언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오는 24~25일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동결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연준은 작년 여름 신용위기가 발생한 이후 그 해 9월부터 7개월동안 총 일곱차례에 걸쳐 325bp의 과감한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더나아가 연준은 달러 가치 하락 및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커질 경우 금리인상의 카드를 내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 10월 금리인상설이 제기되고 있는 배경이다. 

버냉키 의장은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라는 연준의 임무가 달러를 강하고 안정적인 통화로 남게 하는데 핵심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준은 주어진 의무를 다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금융시장 환경은 여전히 불안한데다 소비자들은 집값 하락과 고용시장 위축, 모기지 기준 강화, 고유가 등으로 심각한 역품을 맞고 있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이어 "주택시장, 특히 주택가격이 안정화 신호를 보낼 때까지 경제성장은 하강할 위험이 남아있다"며 "최근의 유가 상승은 경제 하강 위험을 더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분기 경제성장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상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은 인플레이션 전망의 중요한 위험요인이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은 "지속적인 금리인하, 유동성 공급, 경기부양책 등의 효과가 발휘되면서 하반기 경제성장은 다소 나아지고, 내년에는 더 호전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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