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악재 속에 다우 지수는 140포인트 이상 급락한 뒤, 1만2100선에서 지지를 받는 모습이다.
인텔의 매출총이익률 전망 하향 조정과 씨티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실적 전망이 기술주와 금융주를 끌어내렸다.
특히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모기지 및 주택 시장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발언이 투자 심리를 급속히 냉각시켰다.
오후 12시28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111.06으로 전일대비 147.84포인트(1.21%) 급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47포인트(1.04%) 내린 2235.13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16.39로 14.95포인트(1.12%) 밀렸다.
국제 유가의 급등세는 다소 진정됐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17달러(2.12%) 하락한 100.28달러를 기록중이다.
◇씨티 등 금융주, 인텔 등 기술주 `하락`
씨티그룹(C)은 실적 전망 하향 조정 및 추가 수혈 전망으로 5.9% 급락했다.
메릴린치의 가이 모즈코우스키 애널리스트는 씨티그룹이 1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및 차입대출 손실로 총 180억달러에 이르는 자산 상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두바이 국부펀드 중 하나인 두바이 인터내셔널 캐피탈(DIC)의 사미르 알-안사리 최고경영자(CEO)는 씨티그룹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을 메우기 위해 추가적인 수혈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GS)와 베어스턴스(BSC), 리먼 브러더스(LEH), 모간스탠리(MS)도 각각 1.8%, 2%, 3.2%, 1.9% 내렸다.
와코비아는 이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발 자산상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이들 4개 증권사의 1분기 실적 전망을 낮춰잡았다.
인텔(INTC)은 1.9% 하락했다.
인텔은 전날 오후 낸드플레시 메모리칩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졌다며 1분기 매출총이익률 전망치를 종전 56%에서 54%로 낮춰잡았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와 UBS도 인텔의 순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미국 최대 서점 체인인 반즈 앤 노블(BKS)는 부정적인 실적 전망으로 5.8% 떨어졌다.
반즈 앤 노블은 이날 4분기 순이익 전망치를 주당 1.76~1.82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미국 최대 전자제품 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BBY)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여파로 1.9% 밀려났다.
◇버냉키, `모기지 원금 삭감` 등 창의적 방안 촉구
버냉키 의장은 주택차압을 막기 위해 모기지 이자 뿐만 아니라 원금도 삭감해주는 창의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플로리다주 올란도에서 열린 전미은행가독립협회(ICBA) 연설에서 "불필요한 주택차압을 막기 위한 정부와 민간 차원의 노력이 도움이 되고 있지만 더 할 수 있고, 더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자 뿐만 아니라 원금을 삭감해주는 것이 모기지 연체와 주택차압을 막는 더욱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모기지 연체와 주택차압이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지난 해 말 현재 이미 200만채를 넘어선 주택 재고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냉키 의장은 "과거에는 주택 소유자들의 리파이낸싱이 가능했으나 현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채권 발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이 기회도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라며 "강력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모기지 시장의 진정한 구제를 위해서는 주택 시장의 안정과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며 "불필요한 주택차압을 줄이는 것은 주택 소유자 뿐만 아니라 이 사회, 경제 전반을 구제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