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26일은 `블랙 프라이데이`에 버금가는 `빅 세일 데이`. 미국 소비자들은 며칠 전부터 갖고 싶은 상품들을 찍어두고 구매를 미뤘다가 이날 본격적으로 쇼핑에 나선다.
특히 올해는 주택가격 하락과 고유가, 신용 위기 여파로 소매업체들의 크리스마스 시즌 매출이 기대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내년 1월까지 이어지는 `포스트 크리스마스 시즌` 매출이 이를 메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 실적 `부진`
올해 미국 소매업체들의 크리스마스 시즌 매출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터카드 어드바이저의 `스팬딩펄스(SpendingPulse)` 보고서에 따르면 추수 감사절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까지 소매 유통업체들의 매출은 전년동기비 3.6%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들의 전망치였던 3.5~4.5% 하단에 머문 수준으로 2년전 8%에 비교해서는 절반도 안되는 증가폭이다.
또 다른 시장 조사업체 쇼퍼트랙 RCT 집계한 크리스마스 한 주 전 주간 매출도 지난 해에 비해 줄었다. 지난 22일까지 한 주간 매출은 2.2% 줄어 4주 연속 감소했다.
전미소매협회(NRF)가 예상하고 있는 연말 시즌 매출 증가율은 5년래 최저 수준이다. NRF는 11월과 12월 소매판매가 4% 늘어나는 데 그쳐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트 크리스마스 `또 다른 기회`
그러나 부진한 크리스마스 시즌 실적을 크리스마스 시즌 이후에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국제쇼핑센터협의회(ICSC)와 UBS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5명 중 1명의 소비자들이 26일 쇼핑에 나설 것이라고 응답했다.
마이클 맥나마라 마스터카드 어드바이저 부사장은 "크리스마스 이후 1월까지는 소매업체들에게 또 다른 기회"라며 "크리스마스 시즌 매출이 부진했던 몇몇 소매업체들은 크리스마스 이후 4~5주간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매년 기프트 카드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크리스마스 때 선물 받은 기프트 카드로 크리스마스 이후 구매에 나설 전망이어서 소매업체들의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프트 카드 판매액은 매출로 잡히지 않다가 소비자들이 기프트 카드로 상품을 사들인 이후에야 매출에 계상된다.
시장조사 업체 NPD 그룹에 따르면 올해 전체 홀리데이 쇼핑 시즌 매출이 4% 증가한 4745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 가운데 기프트 카드에서 비롯된 매출은 6% 늘어난 26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NPD 그룹의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올해 소비자들의 61%가 기프트 카드를 주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 32%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美 유통업체, 영업시간 확대-파격 할인행사 `소비자 유혹`
한편 소매업체들은 포스트 크리스마스 시즌 대목 소비자들을 유혹하느라 분주하다.
백화점 메이시와 의류유통업체 갭 등은 평소보다 일찍 매장 문을 열고, 더 늦게까지 매장은 운영하기로 했다.
메이시는 며칠 전부터 크리스마스 이후 50~60%의 파격 할인 행사를 단행한다는 광고를 내보냈다. 갭은 신상품의 40% 파격 세일에 들어갔다.
전통적으로 영업시간 확대 대열에 동참하지 않던 업체들까지 가세했다. AT&T는 아이폰을 판매하기 위해 처음으로 오전 7시에 문을 여는 등 영업시간을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