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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통령은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소사이어티` 초청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남북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의 성공과 한반도 평화 체제를 실현하는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이 북한 경제 회복에 동참하는 문제도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며 "과거의 원조 중심의 경제 협력에서 벗어나 이제 개성공단과 같이 남북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 체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6자회담이 성공하면 이를 해체하지 말고 발전시켜 동북아 안보 협력(security and cooperation) 기구로 상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한 "최근 북한의 핵 폐기를 확인하면 반 세기에 걸친 한반도 전쟁 상태의 종식을 선언하고 평화 협정을 체결하겠다고 밝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현명한 결단을 환영한다"며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도 북한의 안전과 생존이 보장된다면 핵 포기는 물론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해결에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제 한반도에서 오랜 불확실성의 시대가 가고, 핵 전쟁과 핵무기의 불법적인 확산에 대한 우려도 사라져가고 있다"며 "긴 세월에 걸친 어두운 터널 속에서의 방황은 끝나고 평화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전날 시티그룹 회장인 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도 "미국이 지금의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한반도 비핵화는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6자 회담이 잘되면 미국이나 유럽 기업인들도 북한에 진출해 북한 경제가 중국에 예속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김 전 대통령의 연설 후 이뤄진 일문일답이다.
-중단된 경수로 건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경수로 건설은 제네바 합의에 의해 건설해 주기로 한 사항으로 제 2차 핵 위기 발발과 동시에 중단됐다. 현재까지 총 30억달러 예산 중 3분의 1의 자금이 투입됐다. 6자 회담에서 북핵 합의가 순조롭게 해결되면 경수로 건설이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제는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향후 남북 관계의 발전과 더불어 북한 사람들이 대거 남쪽으로 넘어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북한은 지하자원과 관광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무엇보다 우수하고 저렴한 노동력 등 투자 가치가 높다. 내달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개성공단과 같은 공단이 더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남한은 노동력이 비싸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이 없다. 이들이 북한에 진출하면 북한의 우수하고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려하는 대로 북한 인구가 대거 남한으로 이동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일단 핵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돼야 가능하다.
-햇볕정책이 북한의 망토를 벗기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핵무기 갑옷을 입힌 꼴이 됐다는 비난이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햇볕정책은 북한의 옷을 벗기자는 것이 아니라 남쪽과 북쪽이 서로 냉전의 찬바람을 보내던 것을 중단하고 따뜻한 햇볕을 보내자는 것이다. 햇볕정책의 핵심은 평화적인 공존과 협력, 통일이다. 통일도 일방적인 통일이 아니라 서로 합의 하에 단계적으로 `남북연합→남북연방→완전통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공동 승리하는 `윈-윈`의 통일을 맞이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7000만 민족이 서로 화해하고, 조상들이 1300년동안 유지해온 통일을 이어가자는 것이다. 누구도 희생되지 않고, 누구도 일방적으로 지배당하지 않고, 공동 승리하자는 것이다.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북일 관계 정상화와 관련 이번 정상회담에서 특별한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나.
▲그 문제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납치 문제도 원만히 해결되고, 북일 국교 정상화도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답할 입장이 못되고, 잘 알지도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