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튼 美 유엔 대사 사임..네오콘 퇴조 가속

  • 등록 2006-12-05 오전 12:08:47

    수정 2006-12-05 오전 12:08:47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존 볼튼 유엔 대사가 사임한다. 지난달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부시 대통령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에 이어 볼튼 대사마저 잃게 됐다.

백악관은 4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볼튼 대사에 대한 상원 인준 요청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백악관의 다나 페리노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볼튼 대사의 사퇴 의사를 `마지못해(reluctantly)` 수락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볼튼 대사와 함께 그의 사임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볼튼은 강력한 보수 성향의 인물로 지난해 부시 대통령이 그를 유엔 대사로 내정하자 미국 정계에 큰 파장이 일어났다.

민주당이 강력한 반대를 했음은 물론이고 공화당 내 일각에서도 그가 유엔 대사로 부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때문에 부시 대통령은 작년 8월 의회 휴회 기간을 틈타 볼튼 대사 임명을 강행한 바 있다.

그러나 유엔 대사로서 그의 임시 임기는 내년 1월 끝난다. 때문에 그가 유엔 대사로 계속 일하려면 이번에 반드시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했다.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과 볼튼의 인준 문제를 놓고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워왔지만 중간선거 패배로 볼튼의 사임을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했다. 중간선거가 민주당의 승리로 끝났을 때부터 볼튼의 사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져왔다.

전문가들은 북한, 이라크, 시리아 등 미국 외교 정책에 있어 일방적인 강경 노선을 주도해 온 럼스펠드와 볼튼이 잇따라 물러남에 따라 미국 네오콘의 퇴조 속도가 가속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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