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팔루자와 다마스커스 때문이에요. 중동 지역 뉴스가 나오면서 시장이 요동쳤습니다." 모건스탠리의 트레이딩 부장인 데이비드 멤모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멤모가 말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미군이 이라크 팔루자 지역의 저항세력에 대해 본격적인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지난 주말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시리아 다마스커스 테러는 예상치 못한 사건이지만, 최근 중동 정황으로 볼 때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월가는 한 귀로는 이라크 전황을 들으면서, 다른 귀로는 경제지표와 그린스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느라 여념이 없다. 지표호전과 금리인상의 상관 관계를 찾아서, 미리 대비하려는 전략이다.
제프리즈앤코의 아트 호간은 "시장은 휴식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이라는 말에 익숙해질 때까지, 목요일 1분기 GDP가 나올 때까지, 다우와 나스닥은 일진일퇴를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도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은 좋았다. 기존 주택판매와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가 모두 예상치를 웃돌았다. 뒤퐁, 록히드마틴 등의 1분기 실적도 호전됐다.
전날 신규 주택판매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을 때는 조기 금리인상론이 재부상했지만, 오늘은 지표 호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듯했다. 같은 재료(지표호전)가 나왔는데, 어제와 오늘 시장 반응이 달랐다.
다우는 1만500선을 훌쩍 뛰어넘었고, 나스닥도 장막판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시장에 내재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는 마지막 순간, 투자자들을 흔들어놨다. 마침 팔루자 교전 소식이 전해졌고, 주식시장은 급격하게 추진력을 잃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금리인상에 적응하려는 월가의 주식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팔 수 있는 핑계에 지나지 않았다.
스톤앤맥카시의 조 리로는 `시장의 겉모습`을 대변한다. 그는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긍적적인 뉴스가 많았다"며 "경제는 견고하고, 연준리도 인내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SG코웬의 토드 리온은 `시장의 속마음`을 얘기한다. 그는 "투자자들의 마음속에는 `언제 연준리가 금리를 올릴까` 의문으로 가득차 있다"고 말했다.
월가는 지표호전과 금리인상 사이에서 방황을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