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은 예상된 것이었지만 조정의 폭은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결정했다.개장전 발표된 내구재 주문 지표는 긍정적이었고 이로인해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출발했다.그러나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수는 하락세로 밀렸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인텔발 악재로 낙폭을 늘리며 3% 이상 급락했다.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CEO는 "기업들의 자본지출은 여전히 부진하며 이로인해 3분기의 매출 성장이 2분기에 비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기술주의 실적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인텔은 주가가 급락하는 등 충격이 커지자 뒤늦게 "CEO의 이같은 발언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인텔은 3분기 순익전망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주가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반면 다우지수는 예상치에 못미친 소비자신뢰지수,소매주에 대한 메릴린치의 투자의견 하향,인텔과 휴렛팩커드 등 여러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오후장 늦게까지 선방했다.그러나 마감 30여분을 앞두고 역시 무너지며 낙폭을 확대했다.
제랄드 클라우어 매티슨의 매매팀장 맷 루안은 "인텔발 악재와 소비자신뢰지수 등을 감안할때 다우지수가 낙폭을 이 정도로 막은 것은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루안은 "현재의 뉴욕시장은 바닥임을 확신한다"며 "그러나 업종 대표주들이 실적 등을 통한 촉매가 되기 전까지 지수는 횡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뉴욕증시의 조정은 9월 한달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전통적으로 9월은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계절이다.투자자들은 9월이 지나가야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입장을 결정할 것이란 얘기다.더구나 올해 9월엔 9.11 테러 1주기도 포함돼 있어 9월의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PNC파이낸셜 서비스의 수석 전략가인 제프 클라인톱은 "투자자들은 9월이 지나가기 이전엔 포지션을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몇주동안은 투자자들의 매수 러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크게 엇갈렸다.7월 내구재주문은 전월 대비 8.7% 증가해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1.5%)를 크게 상회했다.그러나 개장 이후 발표된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3.5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97.0에 못 미쳤다.
그린위치 캐피탈 마켓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이드 젤니크는 7월 내구재주문이 이처럼 긍정적으로 나온 것은 6월의 하락세가 그저 일회성에 불과했다는 점을 재확인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이드 젤니크는 "지난달의 주식시장 급락이 기업들의 주문과 수요엔 충격을 주지 못했다"며 "제조업은 여전히 견조한 상승세를 지속해가고 있다"고 밝혔다.젤니크는 "이달 초 발표된 동일점포매출이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제 관건은 소비자들의 소비추세가 여전히 강한가 여부"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예상치에 다소 못미쳤다.그러나 뱅크원 투자자문의 안토니 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신뢰지수는 주식시장보다 고용시장에 보다 직접적으로 연동돼 있다"며 "다음달 소비자신뢰지수는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앤토니 챈 역시 투자자들이 자신의 입장을 결정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견해다.챈은 "투자자들은 최근 나타난 늦여름 랠리가 진짜인지를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투자정서가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도 낙관론자들의 긍정적인 견해는 이어졌다.모건스탠리의 바이런 위엔은 내년 S&P500기업들의 순익추정치(주당 58달러)를 근거로 주식시장이 여전히 "매력적인 가치(attractively valued)"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위엔은 "주식시장이 한주 한주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지는 않겠지만 주가 상승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모건스탠리의 스티브 갈브레이스 전략가는 9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경제지표가 안정된 수준으로 나올 경우 기술주에 대한 비중도 늘릴만하다고 권고했다.갈브레이스는 현재 주식투자비중을 70,채권투자비중을 25,현금비중을 5로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