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새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1460~1470원 사이를 오가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연초부터 외환당국은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으면서 적극적인 외환시장 변동성 관리에 나섰다.
지난 2일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국민연금 내부 결정에 따라 곧 국민연금에서 환 헤지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부분이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이수형 한은 금융통화위원도 미국의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그에 대응할 정책 수단을 갖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환율도 진정될 것”이라며 시장관리 의지를 강조했다.
전략적 환헤지를 최대로 가동하게 되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 해외 자산의 10%인 482억달러(약 70조원)까지 시중에 공급하는 효과를 낸다. 현재까지 전략적 헤지는 발동한 적은 없다.
국민연금이 외환당국과 체결한 외환스와프 계약에 따라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을 사는 등 달러를 매수할 때 시장 대신 한은을 통해 달러를 조달하는 작업도 곧 착수할 전망이다. 외환 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의 달러 매수 수요를 당국이 흡수해 원·달러 환율 상승을 막겠다는 의도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환 헤지가 수급 부담을 완화해 환율 안정에 일부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달러 강세, 트럼프 정책 부담, 수출 악화 등 대내외 전망이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어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는 “새해 들어서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러시아 가스 공급이 만료되면서 에너지 위기 우려가 살아나고 있어, 이것이 달러화의 광범위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올해 1분기 환율 상단은 1500원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환 헤지 등 정부가 적극적인 환율 방어책을 써서라도 환율 저항선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환율 상승 재료만 있는 상황에서 약발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수급 부담이라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