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정신적 뿌리'가 국방경비대사관학교?[김관용의 軍界一學]

국방부, 이종섭 장관 국회 답변 해명에 '진땀'
육군사관학교 요람 보니…호국·독립정신 강조
근대적 군사교육기관 역사, '별기군'부터 기술
  • 등록 2023-09-10 오전 8:44:35

    수정 2023-09-10 오전 8:44:35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육군사관학교의 정신적 뿌리는 국방경비사관학교로 보고 있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의 물음에 이같이 말했습니다. 정신적 뿌리를 물었는데 전신을 말한 것입니다. 국방부는 차후 “1946년 태릉에서 개교한 국방경비대사관학교가 1948년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의 전신이라는 의미로 답변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육군사관학교는 1945년 설립된 군사영어학교를 모체로 국방경비대사관학교, 조선경비대사관학교를 거쳐 1948년 육군사관학교로 정식 출범했다”며 “1948년 육군사관학교 개교 이전에 대한제국육군무관학교, 신흥무관학교, 임시육군무관학교 등 육사의 연원이 된 다수의 무관학교들이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방부가 뒷수습에 진땀을 빼는 모양새입니다.

군이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5명의 흉상을 철거하기로 해 논란이 확산하자 홍범도 장군 흉상만 이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2018년 3월 1일 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 모습. 맨 왼쪽이 홍범도 장군 흉상이다. (사진=연합뉴스)
육사는 학교의 근원을 어디서 찾고 있을까요. 육사가 2년 주기로 발간하는 ‘육군사관학교 요람(要覽)’을 보면 육사의 약사 관련 설명은 ‘호국·독립정신의 지속과 국군으로의 계승’으로 시작합니다.

육사 요람은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친 선열의 호국정신은 신라의 화랑도 정신으로부터 고려의 상무정신, 조선 및 대한제국의 의병정신, 독립군과 광복군의 독립정신으로 그 명맥이 면면히 이어져 왔다”며 “특히, 독립군·광복군 출신 지사들이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건군 과정에 참여하면서 선조들의 호국정신은 국군으로 계승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근대적 군사교육기관의 역사를 1881년 신식군대인 ‘별기군’부터 기술하고 있습니다. 근대적 장교양성 기관인 ‘연무공원’(1888~1894년), 1895년 을미사변 이후 의병전쟁, 대한제국 무관학교(1898~1909년), 신흥강습소(1911년) 및 신흥무관학교(1919년), 임시육군무관학교(1920년), 중국 중앙육군군관학교 내 한국광복군 간부훈련반(1940년대)을 거쳐 육사가 만들어졌다는 설명입니다.

육사 요람은 “근대적 장교 양성기관의 명맥은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 창군을 위한 노력으로 계승됐다”면서 “1945년 12월 5일 군사영어학교가 개교했으며, 이를 모체로 1946년 5월 1일 국방경비대사관학교가 설립됐다”고 했습니다. 국방경비대사관학교는 이후 1946년 6월 15일 조선경비대사관학교로 개칭됐고, 1948년 9월 5일 국군의 창설과 더불어 현재의 명칭인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로 바뀌었습니다.

이같은 인식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육사의 정신적 토대는 광복군·독립군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대화 된 우리 군의 시작은 육군이고, 육군 장교를 배출하는 곳이 육사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6.25전쟁과 북한 관련 과목을 축소해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광복군과 신흥무관학교 등 독립군 전통을 육사 교과과정에 포함하고 광복군을 군 역사에 편입시켰습니다.

육사 요람은 정부나 정권과 관계없이 자신들이 평가한 역사를 기술해 왔습니다. 하지만 광복 이전 군의 뿌리에 소극적인 현 정부 아래에서 육사 요람은 그 내용이 바뀌지 않을까 합니다. 새로운 육사 요람은 내년에 발간될 예정입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완벽 몸매' 화사의 유혹
  • 바이든, 아기를
  • 벤틀리의 귀환
  • 방부제 미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