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AI가 쓸어담은 '이 종목' 무엇…AI도 외면한 종목은

AI, 채권 줄이고 주식 비율 늘려
33년만 최고치 찍은 日증시 투자도 확대
러-우전쟁 직후 주식비중 50% 밑으로
인간 심리 개입 없이 위험 관리 '탁월' 평가
  • 등록 2023-08-16 오전 5:25:00

    수정 2023-08-16 오전 5:25:00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올 상반기 AI 로보어드바이저는 채권을 팔고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계속 인상될 것이란 전망에 채권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채권을 처분하고 주식시장 상승에 대응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일본 증시 투자도 늘렸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위험에 대해 대비하며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5일 로보어드바이저 업계에 따르면 퀀팃의 ‘투자일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올리’의 전체 포트폴리오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68%에 이른다. 채권은 25%에 그쳤다. 올리는 국내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를 투자 포트폴리오로 구성한다. 시장 상황이 바뀌면 매일 개별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다.

일본 증시 투자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KODEX일본TOPIX100’는 매수 상위 5위를 기록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TOPIX1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니케이225 지수는 지난 6월16일 3만3700선까지 올라 3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반기에만 29%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 상해종합주가지수(2.75%)는 물론, 미국 S&P500가 16%, 코스피가 15% 오를 때보다도 높은 수익률이다.

한덕희 퀀팃 대표는 “상반기 AI 로보어드바이저는 주식비중을 늘리고 채권은 낮췄다”며 “특히 상반기 고공행진했던 일본 지수를 잘 담았다”고 평가했다.

해외에 상장된 ETF에서도 주식형 상품을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코어 S&P 토탈 US 스톡 마켓’이 51억원으로 매수 1위를 기록했으며 미국 가치주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코어 S&P US 밸류’가 47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AI의 전략은 주식을 줄이고 안전자산 비중을 늘린 작년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지난해 초 콴텍의 경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주식 비중을 50% 미만으로 줄이기도 했다. 콴텍의 위험관리 모듈 ‘큐엑스(Q-X)’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긴장감이 고조되고 미국과 러시아 외교 수장이 합의에 실패했던 2022년 1월21일 운용 상품에 ‘위험 관리 1단계’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주식 등 위험자산 비율은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한 달 뒤인 2월24일 오전 6시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위험 관리 2단계’를 적용하며 위험 투자자산 비율을 줄였다.

이 같은 AI 알고리즘 관리를 적용한 ‘국내주식형 대형 4호(적극투자형)’ 펀드는 2022년 1월부터 5월까지 수익률 8.9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12.94%, 16.46% 하락한 것 대비 초과성과를 냈다.

증권가는 지난해에서 올해 상반기 AI의 투자전략 변화가 인간의 감정에 의존하지 않고 대외적인 위험 관리에 능한 장점이 잘 드러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상근 콴텍 대표는 “AI는 20년 넘는 기간의 미국과 국내 수만 개 기업을 분석해 모니터링하고 종목을 선정해 위험관리를 해준다”며 “사람 심리가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에 휩쓸리지 않고 계획대로 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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