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전시 가정 한미 연합 공중 훈련
비질런트 스톰은 과거 미 공군의 한반도 전시작전 준비 훈련이 모체입니다. 이후 2015년 한미연합훈련으로 내용을 바꾸면서 ‘비질런트 에이스’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비질런트(Vigilant)는 방심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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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북미 비핵화 협상에 따른 한미연합훈련 축소·조정으로 우리 공군 단독의 전투준비태세종합훈련으로 쪼그라들었다가 2019년엔 아예 훈련이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정부들어 ‘한미연합훈련 정상화’ 기조에 따라 비질런트 스톰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했습니다.
스톰(STORM)이라는 이름은 당초 미국이 붙인 것입니다. Strategic & Operational Readiness Momentum의 줄임말입니다. 전시작전을 준비하는 훈련이라는 뜻입니다. 한미간 협의에 따라 ‘폭풍’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름이 정해졌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의 1991년 걸프전 당시 작전명도 ‘사막의 폭풍’(Desert Storm) 작전이었습니다.
스텔스기 등 항공전력, 24시간 지속작전
실제로 비질런트 스톰 훈련은 다른 훈련들과 다르게 주·야간에 걸쳐 전투기들이 출격하는 24시간 지속작전 형태로 진행됩니다. 자신들의 레이더에 잡히지도 않는 한미 스텔스전투기들이 연달아 뜨고 내리고, 미 정찰기와 전자전기가 작전을 펼칩니다. 공중급유기까지 동원되기 때문에 북한의 구식 전투기들과는 체공 시간이나 작전 반경 등에서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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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각 전투 임무조종사들은 전시를 가정한 훈련에서 북한의 핵심 표적을 할당받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군 항공기의 공중침투를 차단하고 북한 상공에 침투해 이동식발사차량(TEL) 등 핵·미사일 표적과 지하벙커 등 핵심 시설을 정밀타격하는 절차를 숙달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있는 주석궁과 정권 지도부가 있는 평양 주요 시설, 영변 핵시설, 자강도 무평리 일대 미사일 관련 시설, 잠수함 전력이 주둔하는 신포 조선소 등을 최단 시간 내에 타격하는 훈련도 합니다.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군 장사정포 무력화와 북한군 특수부대의 해상 침투 차단 연습도 진행합니다.
북한 활주로 타격에도 몇 미터 지점을 깨야 무력화 하는데 가장 효과적인지를 판단한다고 합니다. 이같은 표적에 대한 개발과 분석은 공군작전사령부 내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통해 이뤄집니다.
北 “전략적 대상 타격 위한 침략형 전쟁연습”
매우 공세적인 이같은 훈련에 북한은 즉시 반발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1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번 훈련은 조선반도 유사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대상들을 타격하는 데 기본목적을 둔 침략형 전쟁연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일에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근처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는 등 이날만 4차례에 걸쳐 25발가량의 미사일을 퍼부었습니다. 또 100여 발의 포병사격도 동해 해상완충구역으로 가해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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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미국은 전략폭격기 B-1B 2대를 급파해 연장한 비질런트 스톰 훈련에 투입시켰습니다. B-1B ‘랜서’는 핵을 탑재하지는 않지만 재래식 폭탄 탑재량만으로 평양을 순식간에 초토화할 수 있는 가공할만한 전략자산입니다. 북한은 7일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 2~5일 대남 군사 작전을 진행했다면서 관련 내용을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했습니다. 이같은 과민 반응은 한미의 군사적 행동에 대한 두려움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