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지난 4일 충남 지역 중견건설사인 우석건설이 지난달 말 도래한 전자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지난달 만기 도래한 구매자금대출금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거래 은행에 지급 제시한 전자어음을 결제하지 못했다. 우석건설은 충남 지역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중견 건설사였다. 지난해 매출만 전년 대비 59% 증가한 123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충남 지역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선 1314억원으로 6위를 기록했다. 최근엔 서울 강남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돌연 부도를 맞았다.
건설업계에선 우석건설의 부도를 단순히 개별 기업의 경영 실패가 아니라고 말한다.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과 부동산 폭락에 따른 이자·원자재가 부담, 수주 급감 등으로 건설업 자체가 침체하면서 어떤 건설사든 ‘부도 공포’에서 예외가 아니라고 우려한다. 우석건설처럼 자본력이 크지 않은 중견 건설사 사이에선 ‘줄도산 위기설’까지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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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사업 진행을 포기하는 사태가 확산하고 있는데다 10년 만의` 기준금리 3%` 시대가 도래하면서 부동산 시장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장이 거부되고 상환 압박이 거세지는 등 개발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건설 원자재값 폭등에 따른 공사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개발 사업을 아예 중단하는 현장도 속출하고 있다. 미분양이 쌓이면서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분양보증 사업장 가운데 미분양 사업장과 세대수는 지난 9월 말 기준 168곳(2만9390세대)이다. 세대 수 기준으로 5년 전(190세대)보다 155배 급증했다. 시장은 이미 `거래 절벽`을 넘어 `멸종` 수준에 가까운 실정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907건으로 집계됐다. 월별 기준 1000건 미만을 기록한 것은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5월 마지막 주에 하락세(-0.01%)로 돌아선 뒤 19주 연속 내리막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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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런 전방위적인 빙하기가 최소 2년에서 4년까지 갈 것으로 관측한다. 한국부동산경제협회장인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통계상 주택 하락이 한 번 침체기로 들어서면 심리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때 한국은 7~8년까지 회복기를 거친 경험이 있어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기상황이 한동안 지속할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