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서명한 IRA는 북미 지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에 전기차 생산체제를 아직 갖추지 않은 현대차·기아의 가격 경쟁력은 치명타를 맞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1일 만에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한미 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격상됐다며 치켜세웠던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에 2025년까지 105억 달러(약 14조원)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국이 미국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말도 나왔다.
|
지난 7일에는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워싱턴DC에서 회담을 통해 전기차 보조금 관련 별도 양자 협의 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오는 19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부는 한미 양자 차원의 협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일본·유럽연합(EU) 등과도 공조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 독일, 영국, 일본, 스웨덴 등 5개국 주미대사관의 실무급 인사들은 최근 첫 회동을 갖고 각국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오는 9월 중순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릴 것으로 보이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IRA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현재 현대차 공장 완공 시점인 오는 2025년까지 IRA 적용 유예 등을 요청한 상태다. 다만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당장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전망도 있다. IRA가 발효된 직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를 회복하는 등 톡톡한 효과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