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소뱅아시아 매각을 위해서는 소프트뱅크 일본 본사 차원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만큼,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도 뒤따른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딜이 있었던 건 사실이나 공식적으로 진행된 건 아닌 분위기로, 없었던 일이 된 것이 현재 상황”이라며 “기업가치와 인수가에 대한 이견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인수 목적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던 것도 한몫했다. 소뱅아시아의 업력과 트랙레코드가 뛰어난 만큼, 인수 시 국민연금 등 대형 기관으로부터 출자받거나 신세계그룹 계열사와의 오픈이노베이션 등에 있어 긍정적일 수 있다. 다만 신세계그룹 벤처캐피탈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와 소뱅아시아는 각각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성격으로, 신세계가 큰 자금 투입을 감수할 만큼의 시너지가 나겠느냐는 회의론도 감지된다. 인수자금이 신세계가 당장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 역시 매각설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올해 2분기 3조1627억엔(약 30조5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올해 1~3월(2조1006억엔 순손실)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고, 역대 최대 규모 손실이다. 소프트뱅크아시아에 출자한 LP와 소뱅아시아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IB 사이에서 인수설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는 이유다.
IB 업계 다른 관계자는 “소뱅 본사의 손실이 커서 구조조정을 많이 하고 있다. 비전펀드 관련 임원들은 다 해고되거나 자발적으로 나가는 상황”이라며 “증시 악화뿐 아니라 독단적인 의사결정 등이 비전펀드 대규모 손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비전펀드가 투자시장 내 차지했던 위상이 있지만, 현재 손실 규모도 예사롭지 않은 만큼, 인수설에 대한 말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