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0억원 들였지만…공모주 청약마다 민원 폭주

대형증권사 7곳, 1Q 민원 1520건…98%가 KB
LG엔솔 IPO 주관하며 먹통 MTS에 민원 급증
작년 1분기 민원 98%도 SK바사 주관 '미래에셋'
"하반기 대어 상장 앞두고 대비해야"
  • 등록 2022-05-06 오전 5:10:00

    수정 2022-05-06 오후 5:44:22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SK쉴더스와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5월부터 대어들의 기업공개(IPO)가 재개된다. 하지만 대다수 투자자들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를 형성한 후 상한가)’을 기대하기도 전에 먹통이 되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붙잡고 씨름할 공산이 크다.

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대형증권사 7곳(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에 접수된 MTS 관련 민원(HTS와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포함)은 총 1462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98.08%(1434건)은 KB증권이었다. ‘단군 이래 최대 IPO’라고 평가받던 LG에너지솔루션(373220) 상장 대표주관사였던 만큼, KB증권에 민원이 쇄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KB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 전산 지연 관련 민원이 접수된 것은 맞다. 하지만 대외 유관 기관의 처리지연으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지난 해부터 284억을 들여 동시접속자 수 180만이 가능하도록 전산시스템을 확충한 바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분기 민원 3만9263건 중 98.61%(3만8717건)은 미래에셋증권이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당시 역대 최대 증거금을 끌어모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IPO를 주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을 기록했다. 이에 매도를 하려는 투자자가 몰리며 거래량이 폭증했지만 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무려 39억1928만원 배상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3분기 민원 2만9150건 중 98.56%(2만8731건)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 역시 당시 최대어 카카오뱅크(323410) 주관에 나서며 공모주 투자자들이 몰린 바 있다. 4분기 민원 4096건 중 96.85%(3967건)은 삼성증권에 집중됐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카카오페이(377300)의 상장 대표 주관사를 맡은 점이 영향을 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9개 증권사가 투입한 전산운용비는 전년보다 14.91% 증가한 6667억5671만원으로 나타났다. 민원 내역을 제출한 대형 증권사 7곳의 전산운용비는 이 중 42.8%에 달하는 2859억원에 이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주가 정체기라 공모주 청약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뜨겁다”면서 “증권사들이 투자자 불편은 최소화하고 공모 공정성은 최대한 보장하는 등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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