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비적정 17개사, 상장폐지 위기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으로부터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은 코스닥시장 17개사로 나타났다. 제출 마감 하루를 앞두고 감사보고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기업이 42곳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2년째 비적정 의견을 받은 상장사는 지난해(23곳)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은 상장사는 개선기간 종료 이후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하게 된다. 12월 결산 법인의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인 오는 31일까지 추가로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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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적정의견을 받았다고 곧바로 상장 폐지되는 것은 아니다.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상장사는 개선 기간 1년을 부여받다. 이 기간 매매거래는 정지되고, 그 사이 회계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개선 기간 종료 후 기업심사위원회를 통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 받는다. 이들 17개사는 1년의 개선기간 부여에도 재무제표에서 회계처리가 허술한 부분을 바로잡지 못해 2년 연속 감사인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
지난해 2020사업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장사는 32개사였다. 올해에는 아직까지 2021사업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장사가 42개사까지 늘어났다. 이는 이전 보다 엄격해진 감사환경을 반영한 결과다. 통상 감사인이 재무제표 감사의견을 표명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감사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규모 횡령사태가 벌어지면서 감사를 엄격하게 보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은 늘어났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마진이 줄어 이익폭이 축소한 기업이 많았다“며 ”기업의 영업환경이 어려워지다 보니 회계적으로 충실하게 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은 기업이 감사과정에서 감사보고서를 지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첫 비적정 의견 받은 곳은
코스피 상장사 중에서는 선도전기(007610)와 하이트론씨스템즈(019490)가 감사인 의견거절을 받았다. 선도전기 감사인 대현회계법인은 “선도전기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지 않는다”며 “감사보고일 현재까지 회사로부터 받은 재무제표의 적정성에 대한 충분한 감사증거를 제공 받지 못했고, 회계감사기준에 따른 감사절차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회사 내부통제 시스템에 미비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이트론씨스템즈 감사인인 삼덕회계법인은 자금거래의 타당성과 자산의 실재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내역 등이 불확실한 부분을 고려해 의견거절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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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바른전자(064520), 베스파(299910), 시스웍(269620), 에스맥(097780), 연이비앤티(090740), 오성첨단소재(052420), 이즈미디어(181340), 인트로메딕(150840), 지나인제약(078650), 지티지웰니스(219750), 피에이치씨(057880), 한송네오텍(226440), 휴먼엔(032860), 휴센텍(215090)이 지난해 감사인 비적정의견(한정·부적정·의견거절)을 받았다. 이들 상장사는 이의 신청서를 내면 1년간 개선 기간을 부여받을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감사인과 기업사이에서 어떤 회계처리때문에 감사인의 의견표명이 늦어지고 추가로 회사에 자료를 요청하는지에 대한 실질적 사유가 공시되진 않아 주주들의 의문이 풀리지 않는 상황이 반복된다”며 “기업에서 보다 꼼꼼하게 감사보고서 제출지연에 대한 사유 등을 충실하게 공시해야 한다. 주주들과 상세하게 소통하는 것이 결국 기업가치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