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역대급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관심을 받아 온 LG엔솔이 공매도에 무너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중 공매도 전면 재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공매도와 함께 최저가 추락한 LG엔솔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엔솔은 전 거래일 대비 7.03%(2만7500원) 내린 36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54%까지 낙폭을 기록하면서 36만15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는 상장 이후 최저다. LG엔솔은 지난 1월27일 공모가인 30만원의 두 배에 가까운 59만7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LG엔솔은 지난 11일에도 6%대 낙폭을 기록하며 39만원대로 추락했다. 이틀간 날아간 시가총액만 12조636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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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LG엔솔 공매도 규모는 약 2626억원을 기록했다. 2위인 삼성전기(009150)(202억원)보다 무려 10배가 넘는 규모다. 전체 거래액 중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36.7%로 코스피 종목 중 가장 높았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엔솔의 코스피200지수 편입 이후에는 공매도가 가능해졌다”면서 “따라서 지수 편입 이후에는 편입 수요와 투기적 매도의 충돌로 인해 가격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쩍 늘어난 공매도…“제도 개선 후 전면 재개해야”
LG엔솔뿐이 아니다. 이미 지난 2월 삼성화재(000810) 역시 공매도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 삼성화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고, 특히 배당정책이 일관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로 인해 목표가 하향 증권사 보고서가 쏟아졌는데 이로 인해 공매도 세력이 몰려들었다.
지난달 22일 하루에만 삼성화재 공매도 거래대금은 175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삼성화재 주가는 하루에만 6.4% 하락했다. 이날 삼성화재 주가는 18만9500원을 기록했는데 여전히 공매도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밖에 최근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아난티(025980), 삼성전기, 대한전선(001440) 등도 모두 부진한 주가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매도 전면 재개 시점을 둘러싼 논란도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3월16일부터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지만, 지난해 5월3일 코스피200·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공매도 재개 시점을 올해 상반기로 제시했다. 지난 1월 금융위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효과나 거시경제 여건,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공매도 재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가급적이면 공매도를 전면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매도 재개 시점은 인수위원회 활동 기간 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정해질 전망이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전면 재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당장 공매도 재개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공매도와 관련해 개인에게 불리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주가 폭락 시 공매도를 금지하는 공매도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매도라는 제도 자체는 차입투자와 대칭되는 하나의 제도로 유용하다”면서 “기관투자자에 비해 개인투자자가 제약이 많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문제의식이 있는 만큼 제도적으로 보완하면서 전면 재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