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보고서를 통해 “대선 이후 시장의 방향이 크게 바뀔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주식시장은 지금까지 진행돼 온 궤적을 따라갈 것이고 대선은 변곡점이 아닌 이정표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구조변화가 주가 등락률에 반영돼 있을 뿐”이라면서 “권력을 잡은 정치집단의 성향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3저 호황 후반부에 정권을 잡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3저 호황이 끝날 무렵 대통령이 됐다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시장에 구조조정을 맡길 수밖에 없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와 동아시아 분업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대통령이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금융위기로 글로벌 자유무역이 해체되기 시작했을 때 정권을 잡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저성장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큰 정부를 꾸렸다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대통령 후보들이 제시하는 공약에 주목했다. 공약을 통해 경제와 주식시장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대 대선 주요 후보인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공약 중 의견이 일치하는 공약은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로 부상한 20~30대를 겨냥한 것들이 많다. 고용과 직결되는 창업 지원, 부동산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동학개미 운동의 결과물인 개인투자자 보호 및 지원 등이 해당된다.
여야 후보 간 의견이 갈리는 분야는 에너지, 성장산업, 세제 등이다. 에너지 분야는 내수 산업이고 정책의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가 중요하다.
박 연구원은 “신성장 산업의 경우 이재명 후보는 전기차, 게임, 가상자산, 우주 등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이며 윤석열 후보는 오송, 호창 대덕, 익산을 잇는 신산업 벨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는데 바이오가 주목 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면서 “그러나 신성장 산업은 글로벌 흐름에 부합하지 않으면 주식시장에서 부각되기 어려워 에너지 분야보다 정책의 영향력이 덜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