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갈줄 알았는데"…하락장에 무너지는 황제주들

F&F·삼성SDI·삼성바이오 등 100만원 하회
'한 때 황제주' 엔씨소프트는 반토막
LG생건, 6주만에 100만원 복귀
금리 인상·전쟁 위기 등 못 넘어
  • 등록 2022-02-22 오전 5:45:00

    수정 2022-02-22 오전 6:48:55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지난해 주가 100만원을 넘보던 종목들이 ‘황제주’ 등극에서 멀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과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한국 증시가 전체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종목은 이익이 크게 줄어 주가가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F&F(383220)는 전 거래일보다 1만7000원(2.02%) 하락한 8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F&F는 지난해 5월 36만원에 분할상장한 뒤 꾸준히 우상향해 지난해 말에는 99만8000원까지 상승했다. 올해는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지만 연초부터 조정을 받아 80만원대로 하락했다. F&F는 중국 사업 호조로 지난해 4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거시경제 환경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지난해 8월 82만8000원까지 올라 ‘예비 황제주’로 불렸던 삼성SDI(006400)는 50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삼성SDI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으나, 지난 14일에는 52주 신저가인 52만1000원까지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상장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재평가 받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LG엔솔로 수급이 쏠린 데다 업종 전체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이 낮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주가 100만원을 돌파해 황제주 맛을 봤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엔씨소프트(036570)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8월 100만원을 돌파했으나 이내 1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선 70만원대까지 하락해 이날 77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리 인상에 따른 성장주 부진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았던 바이오주가 전체적으로 하락한 탓이 컸다. 다만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수요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엔씨소프트(036570)는 지난해 2월 104만8000원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1년 만에 반토막이 나면서 시가총액 11조원이 증발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6일 52주 신저가인 47만4500원을 찍는 등 악화일로다. F&F와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실적은 좋았으나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과 달리 엔씨소프트는 감익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 진출 호재로 반짝 주가가 올랐고 리니지W가 흥행했지만, 기존 게임의 수익성이 하락해서다. 당분간 실적 반등을 기대해볼 만한 모멘텀도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6일 엔씨소프트 실적 발표 후 이날까지 무려 12곳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내렸다.

LG생활건강(051900)은 최근 6주 만에 황제주 자리로 돌아왔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초 90만원대로 떨어진 뒤 지난 17일에야 주가 100만원을 회복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황제주는 LG생활건강과 태광산업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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