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증시 전반으로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에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EMP 펀드는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초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안정적인 투자를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주로 추천되는 상품으로, “빠질 때 덜 빠지고 오를 때도 나쁘지 않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위험자산이 크게 흔들린 만큼, EMP 펀드의 매력이 더욱 빛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일 기준 EMP 펀드로 최근 석달새 471억원이 신규 설정됐다. EMP 펀드 전체 설정액은 1조원 규모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 전체에서 585억원이 빠져나간 것에 비해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 상품별로는 EMP 펀드 대표 상품으로 꼽히는 ‘IBK플레인바닐라EMP[혼합-재간접형]’ 펀드에 석달새 가장 많은 317억원이 유입됐다.
EMP 펀드 전체 순자산도 성장세로, 2019년 말 4335억원 수준에서 2020년 말 7594억원, 지난해 말 1조4698억원으로 몸집을 늘렸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분산투자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만큼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4.05%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8.67%), 해외 주식형(-7.58%)와 비교하면 선방했다.
다만 ETF로 초분산 투자한다는 점만 같을 뿐 구체적 전략은 저마다 달라 이에 따라 수익률 격차도 크다. ‘IBK플레인바닐라EMP[혼합-재간접형]’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92%로 평균을 웃돈다. 지난해 10월 기준 미국 대형주 중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을 추종하는 ‘Vanguard S&P 500 ETF’(19.24%), 미국 다우존스 지수를 추종하는 월배당 ETF ‘SPDR Dow Jones Industrial Average ETF Trust’(7.16%), 미국 국채지수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ProShares UltraShort 20+ Year Treasury’(6.20%) 등을 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성장주나 IT 위주 ETF를 쓸어 담은 일부 EMP 펀드들은 같은 기간 10% 이상 손실을 냈다.
김경식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 대표는 EMP 펀드의 꾸준한 성장에 대해 “자산배분형을 표방하는 상품은 많지만 EMP펀드처럼 역동적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상품이 드물고,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에 따라 신뢰가 쌓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EMP 펀드에 투자할 때는 자신의 투자 성향을 파악한 후 성과의 꾸준함과 변동성 지표를 확인해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