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다양성 위해서는 젊치인이 많아져야죠"

비영리 젊치인 육성 단체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 인터뷰
일상과 밀접한 기초의회에 젊치인 늘어나야
기성 정치인의 틱톡 진출?...“MZ세대에 대한 존중 선행해야”
젊치인 확대 위해선 피선거권 연령 하향 조정 선결 필요
  • 등록 2021-06-21 오전 12:30:36

    수정 2022-01-21 오전 9:08:28

“기초의원의 얼굴을 MZ세대로 바꾸고 싶어요.”

최근 정치권의 가장 큰 화두는 소위 '젊치인(젊은이+정치인)'의 약진이다. 과거부터 젊은 세대의 정치인들이 등장하기는 했다. 하지만 최근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30대 당대표로 당선되면서 젊은 세대의 정치참여에 대한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젊치인 양성에 나서는 비영리단체 '뉴웨이즈'가 화제다.

뉴웨이즈는 지난 2월 젊치인을 육성하고 정계진출을 돕기 위해 박혜민(28) 대표와 곽민해(28) 커뮤니케이션 매니저가 설립했다.

지난 17일 비대면 화상방식을 통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들은 "젊치인 부족국가’를 바꿔보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17일 비대면 화상 인터뷰로 만난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와 곽민해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사진=권보경 기자)


젊치인 전성시대의 시작은 기초의회부터

뉴웨이즈는 젊치인의 확대를 위한 첫 목표로 내년 6월 실시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겨냥했다.

지난 2018년 실시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만 40세 미만의 기초의원 당선자는 전체 2926명 중 192명으로 단 6.6%에 불과했다. 뉴웨이즈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40세 미만의 기초의원 당선자 비율을 20%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박 대표는 "뉴웨이즈는 젊치인들의 기초의원 출마 준비를 돕는 하나의 ‘에이전시’로 보면 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젊치인들이 출마를 결정했을 때 자신의 지역구에서 지지 세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뉴웨이즈는 젊치인들의 지지 세력이 돼 줄 캐스팅 매니저를 상시 모집하고 있다. 현재 뉴웨이즈에는 1539명의 캐스팅 매니저가 모였다.

이들은 이달 말부터 뉴웨이즈와 함께 할 젊치인들을 공개 모집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지역 문제해결에 관심이 많은 무소속 후보, 정당 내부에서 출마 준비를 하고 있지만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 고민인 후보들 모두 환영”이라고 했다.

(사진=뉴웨이즈 제공)


뉴웨이즈는 캐스팅 매니저들이 실제 당내 지지세력이 될 수 있도록 후보자들과 연결할 계획이다. 또 이들이 캐스팅 매니저들과 소통하면서 지역구 문제를 직접 경험하고 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트레이닝 과정’도 마련한다.

뉴웨이즈는 젊치인 확대를 위해 청년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제고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청년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여서다. 이 때문에 각종 선거때마다 여야를 막론하고 청년층에 정치에 대한 관심과 투표참여를 독려한다.

박 대표는 "청년들이 낯설고 어렵게 느끼는 정치를 쉽게 풀어주기 위해 캐스팅 매니저들에게 주 1회 정치 상식을 쉽게 설명해주는 ‘도미노 학습지’를 제공한다"며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갯수와 기초의원의 업무 등 기초적인 것부터 청년들이 정치참여과정에서 궁금해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뉴웨이즈가 기초단체의회에 주목하는 이유는 우리 일상과 가장 밀접해서다.

박 대표는 "지방의회야말로 우리의 일상과 가장 맞닿아있는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며 "젊치인이 지방의회에 많이 진출해야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관련 교육을 하는 이유는 MZ세대가 정치 용어를 익히고 정치에 친숙해지는 것만으로도 지방의회의 젊치인 확대라는 큰 변화가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MZ세대 존중하고 문제해결 함께할 동반자로 바라봐야

최근 기성 정치인들이 대표적인 숏폼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MZ세대에게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서다.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아이돌 래퍼 패션·카우보이 복장을 넘나드는 영상을 틱톡에 올려 화제가 됐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올해 상반기 최대 히트곡 중 하나인 인기곡 ‘롤린’의 춤을 따라한 영상을 틱톡에 올렸다.

곽민해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MZ세대를 유행이나 재미를 쫓아가는 대상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며 “한 사람의 시민이자 문제해결을 함께하는 존재로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 대표도 “MZ세대는 사회 변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세대”라며 “단순히 MZ세대의 눈길을 끌기보단 청년들이 중요시하는 가치에 관심을 갖고 청년들이 마주한 문제해결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는 정치인에 신뢰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선거권 연령 하향조정 반드시 이뤄져야"

뉴웨이즈는 불평등·다양성 확대·기후위기를 포함한 장기적인 의제를 현재의 문제로 인식하고 방안을 모색하는 젊치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성 정치인은 이러한 의제를 제대로 다뤄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박 대표는 "MZ세대가 관심갖는 문제의 미래를 모색하는 메시지를 전할 젊치인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젊치인이 늘어나기 위해선 청년들이 정치 경험을 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통령·국회의원 피선거권 연령제한 폐지와 정당가입 연령제한 하향조정은 필수적이라고 했다.

그는 “젊은 정치인의 경우 기성 정치인보다 정치 기반을 쌓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청년 공천 할당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 공천 할당제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성 정당의 공천과정이 투명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권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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