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로 사망한 기간제근로자 A(69)씨의 딸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지난 7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을 올렸다.
지난 6일 발생한 의암댐 참사는 며칠간 내린 폭우로 댐 수위 조절을 위해 방류된 물이 급격히 불어난 상태에서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에 무리하게 투입됐던 경찰선, 행정선, 작업선 3척이 모두 뒤집히면서 일어난 ‘인재’다.
A씨의 딸은 청원을 통해 “어제 일하다가 갑자기 전화받은 전화 한 통. 남에게만 일어날 줄 알았던 일이 저에게 일어날지 몰랐다. 아빠는 나이에 비해 젊으신 편이시며 건강하신 편이셨다. 책임감이 너무 강해 몸도 사리시지 않은 우리 아빠. 아빠와 지냈던 날들 아빠와 했던 대화. 이젠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어제 엄마의 전화를 받고 바로 의암댐으로 달려갔다. 근데 이게 웬일인가. 강을 보니 흙탕물의 물살은 너무 거세고 더군다나 수문까지 열려 있었는데 그 상황에 조그마한 배를 타고 들어가 일을 하다니?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청원은 9일 0시를 넘어가면서, 비공개 상태에서 5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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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춘천시는 상부의 지시가 없었다고 해명할 뿐 누가 작업을 지시했는지, 왜 대피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는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지난 7일 오전 수색지휘본부에 가진 브리핑에서 “당일 이 주무관의 보고를 받고 ‘떠내려가게 내버려둬라, 기간제 근로자를 동원하지 말라’고 지시했으나 이 주무관이 ‘이미 현장이다’라며 작업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구조당국이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CCTV 영상을 확보해 국과수에 의뢰했고 담당 공무원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