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신혼집 구하기에 나선 친구와 함께 나간 공공주택 스터디에서 들은 말이다. 평범한 근로자가 내 집 마련하는 게 부단히 어려워진 시기이다보니 친구 역시 답답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참여한 모임이었다. 거기서 만난 한 직장인은 얼마 전 서울시가 공급한 제32차 장기전세주택(시프트)에 청약한 경험을 말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4월 말 입주자 공모 당시 달라진 가점 기준이 공개되면서 노부모 부양 가점 2점이 날아갔다는 것이다. 시프트는 1점으로 등락이 갈리는 만큼 그는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시프트 입주자모집에서 달라진 것은 신혼부부 우선공급과 노부모 부양 우선공급 기준이다. SH공사는 과거 신혼부부 우선공급 입주자를 선정할 때 가점이 같을 경우 청약자의 나이가 많은 순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번 시프트 입주자 모집에서는 청약자의 나이가 적은 순으로 변경됐다. 아울러 부양 대상인 노부모가 무주택 세대 구성원에 속하지 않더라도 무주택이어야 노부모 부양 우선공급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 보니 시프트 신청을 수능에 비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시험 당일 수능제도가 바뀐다는 것을 알려준다면 나라가 뒤집어지지 않을까. 누구에게 우선 공급할지는 사업자인 SH공사가 판단해야 할 문제이지만, 적어도 수요자에게 이에 대해 알려주고 대응책을 마련해줄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주는 정책적 배려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