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탈(脫) 카카오'.."다음카카오, 상생의지 부족"

중소업체 지원책이던 이모티콘, 수익원으로 변화
게임업계 "돈만 쓰게 하고 효과 없어", "과거 상생정신 사라져" 쓴소리
다음카카오 "게임성 고려한 지원 정책 시행중"
  • 등록 2015-03-13 오전 12:32:56

    수정 2015-03-13 오후 4:08:2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다음카카오(035720)가 주요 파트너인 중소 게임사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과도하게 수익 창출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게임 개발사와 협업하며 선데이토즈와 넥스트플로어 등과 같은 성공한 개발사를 만들어 냈던 다음카카오의 상생 정신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최근들어 다음카카오는 수수료를 통한 매출 극대화를 위해 서비스하는 게임 개수를 대폭 늘렸다. 2012년 말 수십개에 불과했던 게임하기 게임들은 현재 500개가 넘는다. 너무 많은 게임들이 서비스되다 보니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돈을 쓰지 않고는 사용자를 모으기 어렵다는게 중소업체들 주장이다.

한 중소게임사 관계자는 “2012년 가을만 하더라도 카카오의 게임 심사를 거쳐 게임하기에 입점만 하면 10만 다운로드 정도는 보장이 됐다”면서 “지금은 10분의 1의 다운로드 달성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게임사들은 다운로드수를 늘리기 위해 다음카카오로부터 이모티콘을 산다. 게임을 다운로드 한 사용자들에게 이를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모티콘은 당초 다음카카오가 중소 게임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정책이었지만 지금은 다음카카오의 주 수익원이다.

또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보통 개발사들은 이모티콘 구입을 위해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을 사용하는데 이모티콘을 받은 사용자의 재방문률이 2~3%에 그쳐 비용 대비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운로드 수를 높여야 게임하기 상위 화면에 자사 게임이 노출되기 때문에 이모티콘을 반복해서 구매하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게임하기 플랫폼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비싼 수수료를 내야 한다. 다음카카오는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가져가는 매출액의 30% 수수료를 제한 나머지 부분에서 30%를 가져간다. 경쟁 게임 플랫폼인 네이버(035420) ‘밴드’의 수수료인 20%보다 비싸다. 또 다른 네이버의 앱 마켓은 개발사가 매출의 80%를 가져가고 네이버는 10%만 갖는 구조다.

이에 따라 게임하기의 주요 파트너들인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이 독자적으로 게임 서비스를 진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게임빌(063080)컴투스(078340)는 자체 게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대 퍼블리셔인 넷마블까지 ‘탈(脫) 카카오’를 선언했다. 대신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지난 해 4분기 다음카카오의 게임 매출은 683억원으로 직전분기 보다 8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분기 당 30억~50억원 가량의 성장세를 보였던 것과는 비교되는 수치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카카오에서 ‘애니팡’과 ‘드래곤플라이트’ 등의 게임을 성공시키며 게임하기를 국내 대표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 만들었던 담당자들이 대부분 퇴사하고 다른 자리로 밀려났다”면서 “새로운 사람들이 오면서 사실상 상생 정책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다음카카오 측은 “중소게임사 게임 중 게임성을 고려해 매월 피쳐링, 사전예약지원, 카카오마케팅 무상지원 등의 상생정책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공=다음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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