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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지갑이 얇아진 정부도 법인세 수입 감소 우려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이데일리가 금융정보제공 전문업체인 에프앤가이드와 시가총액 상위 30개사(11일 기준)의 올해 1~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매출액은 615조79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4% 증가하는데 그쳤다.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한 셈이다. 영업이익은 55조2128억원으로 6.87%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8.96%로 집계됐다.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의 부진이 직격탄이 됐지만 다른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30개사 중 지난해보다 매출이 감소한 기업은 KT와 LG화학(051910) 등 8곳, 영업이익이 줄어든 기업은 포스코(005490), SK텔레콤(017670) 등 9곳에 달했다.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수출 성장세까지 꺾이면서 내수 기업과 수출 기업 가리지 않고 대부분 실적이 악화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 등이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다른 기업들의 부진을 덮어주는 효과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어려워졌다”며 “4분기에도 기업들의 실적 악화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로 눈을 돌려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4%로 제시했지만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부도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한숨을 쉬고 있다. 시가총액 30대 기업 중 법인세 납부 대상인 27개사의 올해 법인세 비용은 13조원 안팎으로 전년보다 4%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비용에 소정의 세율을 곱하면 내년 해당 기업이 납부해야 할 법인세액이 산출된다. 정부는 올해 실적을 토대로 내년에 거둬들일 법인세 수입을 46조원으로 책정했지만, 세수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기초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기업의 핵심 동력이 될 사업을 찾아 적극 육성해야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서동혁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파괴력이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를 특화하기 위해서는 볼링의 킹핀(핵심목표)을 맞추는 전략을 짜야 한다”며 “핵심 사업을 육성하는게 차별화를 이루는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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