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바리스타를 한다고 했을 때 처음부터 탐탁하게 여길 부모는 많이 없을 겁니다. 그래도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게 지켜봐주는 게 가장 좋다는 생각입니다. 아들만 3명인데 제각각 개성이 강합니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도록 해 주는 게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인 것 같습니다.”
올초 네번째 책인 ‘가난을 경영하라’를 펴낸 김광주 이사는 ‘재무설계사’인지 ‘취업강사’인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는 인터뷰 내내 “일이 즐거워야 소비가 즐어든다”며 “소비를 뛰어넘는 또다른 가치를 찾아야만 욕망을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앞으로 100세 시대엔 모두가 가난한 ‘100세 가난’ 시대가 온다”며 “달라진 시대에 맞춰 돈 관리를 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100세 시대,“지속 가능한 직업을 찾아라”
김 이사가 ‘즐거운 일’에 대해 강조하는 이유는 그의 삶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10년전 무작정 서울로 상경하기 직전까지 그는 부산에서 잘 나가는 손해사정사였다. 대학 졸업학도 전에 우연한 기회에 손해사정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그는 특유의 수완을 발휘하며 손해사정사로 이름을 날렸다.
“그때만 해도 손해사정사를 하면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일은 힘들었지만 친구들에게 돈 쓰는 재미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사고 난 사람들 사이에서 치이다 밤이 되면 친구들에게 술을 쏘는 게 낙이었죠.”
그에게 큰 시련이 온 것은 보증이 잘못 돼 도망치듯 서울로 올라오면서부터다. 벌어 놨던 돈은 다 까먹었고 가족 5명이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다.
주무대였던 부산을 떠난 그는 보험설계사로 새 출발을 했다. 40대 초반에 원점에서 다시 선만큼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고 보험인상을 쓸어 담았다. 그때부터 그가 집착한 것이 ‘즐거운 일’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도 적게 씁니다. 하기 싫을 일을 억지로 하게 되면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쓸데없는 소비를 많이 하게 됩니다.”
욕망관리,“소비를 뛰어넘는 보다 높은 가치를 찾아라”
그의 재무설계 상담은 일반적이지 않다. 다른 상담사처럼 고객의 지출 관리를 꼼꼼하게 하는 편이 아니다.
김 이사는 “40~50대가 지출을 줄이는 것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미 주변에 달린 많은 사람들의 동의가 필요한 일이기에 결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출을 분석하고 줄이도록 유도하는 것은 맞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고객들에게 재테크 이상의 더 큰 가치를 만들어주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얼핏 듣기에 상당히 황당하고 이상적으로 들리지만 그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우리 누구나 잠재적 컨텐츠를 가지고 있습니다. 좋아하고 즐거워 하는 일이 있지만 살아오면서 잊고 지내는거죠.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잠재적 능력을 발굴하고 고객들이 서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게 제 보람입니다.”
그는 누구나 스스로 잠재 능력을 계발해 ‘개인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신념은 허황된 꿈에 그치지 않는다. 구체적인 실행 툴들도 가지고 있다. 고객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꿈에 대해 얘기하고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제공한다. 소셜다이닝 ‘토크파티(www.talkparty.net)’와 ‘피플믹스(www.peoplemix.kr)’을 통해서다.
그의 진정한 목표는 1명이 할 일을 10명이 나눠서 하는 ‘진정한 공유경제’의 실현이다. ‘가난한’ 100세 시대에 돌파구는 서로 윈윈하는 공유경제가 해법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