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85.48포인트, 0.54% 상승한 1만5961.70으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 역시 7.56포인트, 0.42% 오른 1798.18을 기록하며 두 지수 모두 최고치를 새로 썼다. 나스닥지수도 전일보다 12.23포인트, 0.33% 뛴 3985.97을 기록했다. 이로써 3대 지수 모두 6주일 연속으로 상승랠리를 지속했다.
전날 인준 청문회에서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늦추고 통화부양 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옐런 지명자의 발언이 계속 시장에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대내외 경제지표들은 일제히 악화되면서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미국의 지난달 산업생산이 석 달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엠파이어 스테이트지수는 반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제조업 경기가 위축세로 돌아섰음을 확인시켰다.
또 미국의 수입물가가 6개월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고 유로존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수요가 충분히 살아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것도 부담이었다. 아울러 올 블랙 프라이데이 연휴 쇼핑객이 작년보다 4.7%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부정적이었다.
개별 종목별로는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이 37억달러 어치나 매집했다는 소식에 최대 시가총액 기업인 엑슨모빌이 2% 이상 상승한 가운데 관련 에너지주들이 동반 상승했다. 또 페덱스도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댄 로브와 조지 조로스 등이 지분을 매입했다는 소식에 1.5% 올랐다.
아울러 링크드인과 옐프 등 소셜네트워크 관련주들은 스티플 니컬러스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한 뒤로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부터 새로운 플레이 스테이션4를 출시하는 소니도 소폭 오름세를 탔다.
에이질런트 테크놀러지스 역시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 덕에 주가가 8% 이상 급등하며 최근 12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반면 대표적인 식품업체인 켈로그는 바클레이즈가 투자의견을 강등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 “올 블랙프라이데이 쇼핑객 1.4억명”..작년보다 4.7% 줄듯
올해 추수감사절과 그 다음날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가 포함된 주말에 쇼핑객 수가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쇼핑객 수는 물론이고 소매업체들의 매출이 가장 높은 날로 꼽힌다.
이날 미국 소매업체들의 연합체 성격인 전국소매연합(NFR)이 프로스퍼 인사이트 앤 어낼리틱스에 의뢰해 미국인 6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올 블랙 프라이데이 주말중 쇼핑객 수가 1억4000만명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1억4700만명에 이르렀던 작년 수치에 비해 4.7%나 줄어든 것이다. 또 이 가운데 30% 수준인 3300만명은 블랙 프라이데이의 혼잡을 피해 추수감사절 당일에 쇼핑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고, 나머지 9700만명은 할인폭이 가장 큰 블랙 프라이데이를 이용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전날 월마트와 콜스가 올 4분기(11월~내년 1월) 실적 전망을 부진하게 제시한 이후 커지고 있는 연말 홀리데이 시즌 매출 부진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美산업생산, 석달만에 감소..엠파이어지수도 마이너스로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의 지난 10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9월의 0.7% 증가에서 감소로 급선회한 것으로, 0.2% 증가를 점쳤던 시장 전망치도 하회한 것이다. 특히 산업생산이 감소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3개월만에 처음이었다.
산업별로는 전체 산업생산의 75%에 이르는 제조업 생산이 0.3% 증가했다. 앞선 9월의 0.1% 증가를 웃돌았고 시장 전망치인 0.3% 증가에도 부합했다. 반면 광공업 생산은 1.6%나 줄었다. 이는 7개월만에 첫 감소였다. 또 유틸리티 생산도 1.1% 감소했다. 아울러 10월중 가동률은 78.1%를 기록하며 지난 9월의 78.3%와 시장 전망치인 78.3%를 모두 밑돌았다.
또한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뉴욕 제조업경기를 보여주는 11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마이너스(-) 2.2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10월의 플러스(+) 1.52는 물론이고 +5.00이었던 시장 전망치를 모두 크게 밑돈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 5월 이후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또한 6개월만에 처음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판단하는 기준치인 0(제로)을 밑돌면서 제조업 경기가 다시 위축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 워런 버핏, 엑슨모빌 4조원 매입..IBM 이후 최대투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엑슨모빌 주식을 37억달러(약 3조9400억원) 이상 매집했다. 이는 버크셔가 지난 2011년 IBM 지분을 매입한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다.
버크셔는 이날 규제당국에 제출한 지분공시를 통해 지난 9월30일 기준으로 엑슨모빌 주식을 4010만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으로는 37억달러가 넘어 지난 2011년 IBM 지분을 100억달러 이상 사들인 이후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였다. 현재 버크셔는 IBM과 코카콜라, 웰스파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4개 기업 주식을 100억달러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버핏의 엑슨모빌 주식 매집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대형 기업으로 주식이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엑슨모빌은 올들어 7.7% 상승하는데 그쳐 26%나 오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대비 크게 부진한 모습이다.
◇ 메르쉬 ECB 위원 “유로존 위기 끝나지 않았다”
룩셈부르크 중앙은행 총재를 겸임하고 있는 이브 메르쉬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이 유로존 경제 위기가 아직까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메르쉬 위원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의 강연에서 “유로존 경제여건이 상당 부분에서 개선되는 진전을 보였지만, 아직도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며 “이를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유로존 금융시장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유로존과 개별 국가 차원에서 취해진 개혁 조치들이 신뢰할 만한 것이라는 시장의 확신에 의한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자신감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고 유로존 금융시장의 불균형도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개별 국가가 재정적자를 개선하고 있고 유로존 차원에서 경제정책에 대한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것 등을 고무적인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메르쉬 위원은 “위기 자체가 끝났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며 “투자가 살아나고 은행권의 대출이 살아나야 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처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 유로존 인플레이션, 4년래 최저..디플레 우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7개 회원국들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내 수요가 그 만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게 됐다.
유로존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는 이날 지난 10월중 유로존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0.7% 상승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예비치와 동일한 수준으로, 지난 2009년 11월 이후 가장 낮았다. 통신비가 하락한 가운데 난방과 운송용 연료비가 하락한 것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난방유 가격 하락폭이 가장 컸다고 유로스타트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28개 유럽연합(EU)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0월에 0.9%에 그쳐 지난 2009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같은 인플레이션 둔화로 인해 유로존 수요가 예상보다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인 2%에 한참 못미치는 만큼 상황에 따라 추가 부양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날 발표된 유로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0.1%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