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두 회사는 엔저현상이 한창이던 올해 1분기에 오히려 더욱 탄탄해진 경영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매출 52.8조원, 영업이익 8.7조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7%, 54.3% 증가했다. LG전자도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6.8% 증가한 14조100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한 3494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엔저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상승드라이브를 지속할 수 있는 데는 무엇보다 다른 업체들에서는 찾기 힘든 차원이 다른 통화관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어서다.
두 업체는 각 사마다 글로벌하게 100여 곳이 넘는 현지 법인 및 자회사 등을 두고 달러, 유로, 엔화, 위엔화, 루피, 레알 등 전세계 거의 모든 주요 통화를 이용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번 엔화 약세처럼 어느 특정 화폐의 급격한 변동성으로 인해 입을수 있는 사업 손실이나 이익이 자연스럽게 거래하는 화폐들 간에 서로 상쇄되는 (네추럴 헤징) 사업시스템이 가동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주, 구주,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생산, 판매, 연구활동을 담당하는 136개의 해외 자회사를 글로벌하게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도 미국,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모두 110곳에 달하는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여기에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대표적 일본 전자업체들이 최근 들어 급격한 추락을 한 탓에 삼성, LG에 ‘맞짱’을 뜰 수 있는 실력을 갖추지 못한 것도 국내 양대 전자업체가 엔저 ‘무풍지대’에 머무를 수 있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엔저 현상으로 인한 사업상 차질이나 피해는 아직까지 별달리 없다”며 “엔저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더라도 일본전자 업체들의 근본적인 제품 경쟁력 제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 관계자도 “엔저로 인해 사업상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실정”이라며 “오히려 일본에서 수입하는 전자부품의 경우 엔저로 인해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 관련기사 ◀ ☞ 삼성전자, 비영리법인에 총 869억 증여 ☞ 삼성전자, 목표가 230만원 상향.."주가 너무 싸"-노무라 ☞ 삼성전자, 내년부터 EPS 하락 전망-아이엠 ☞ 삼성전자, 2분기 마케팅 비용 증가 부담-하나대투 ☞ 삼성전자, 윈도 PC 브랜드 '아티브'로 통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