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89.24포인트, 0.69% 하락한 1만2878.13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8/99포인트, 0.30% 떨어진 2967.79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7.35포인트, 0.52% 낮은 1398.94를 기록했다.
전날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에 대해 구제금융 지원 재개와 채무부담 경감안을 합의한 것이 불확실성 해소에 도움이 됐지만, 여전히 사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는 우려도 남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재정절벽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부담이 됐다.
지난달 내구재 주문과 대도시 집값이 호조를 보였고 이달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 기대심리가 4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지수는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장 막판에 민주당과 공화당간 재정절벽 협상이 제대로 된 진전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소식이 지수를 하락세로 끌어 내리고 말았다.
다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은행주와 에너지주가 부진했고 유틸리티주는 상대적으로 강했다. 휴렛-패커드(HP)는 2.98% 하락한 반면 인텔은 0.23% 올랐다. 최근 랠리를 이어가는 페이스북은 이날도 노무라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 덕에 1% 가까이 올랐다.
콘애그라는 랄코프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북미 최대 가공식품업체의 탄생을 알리며 5% 가까이 상승했다. 피인수 대상인 랄코프는 무려 26% 이상 치솟았다. 옐프도 7%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장 마감 이후 S&P500지수에서 빠지게 된 쿠퍼 인더스트리스는 0.27% 하락한 반면 이 대신 새로 지수에 편입되는 달러 제너럴은 0.41% 상승했다.
◇ 美 재정절벽 협상 ‘난항’..장외논쟁만 치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간 재정절벽(Fiscal Cliff) 해결을 위한 협상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양측은 입장 차이를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방에 대한 비판과 대중적 지지를 얻기 위한 홍보전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중소기업 대표들과 회동을 갖고 공화당측에 (부유층에 대한 세율 인상을 통해) 대다수 미국인들의 세율을 동결할 수 있도록 합의하라며 압력을 가했다. 또 의회가 기업들의 고용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경기 부양책을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직원을 추가로 고용하고 임금을 인상하는 기업들에 대해 250억달러 이상의 세금감면 혜택을 부여하자는 것. 이는 주로 중소기업들을 타깃으로 하며 신규고용에 따른 비용의 10%를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내년에 기업별로 총 50만달러까지 지원하자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 공화당은 “부자들에 대한 세금 인상이 기업과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의원들이 대외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전국에 있는 중소기업 대표들을 찾아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공화당 의원들은 우리가 반드시 재정절벽을 피해야 한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고 그러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는대로 균형잡힌 방식으로 협상의 틀을 만들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작 민주당은 재정절벽의 위험을 과소평가하며 민감한 재정지출 삭감을 배제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美 소비 회복기대 고조..성장엔진 재가동될까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한다는 소비경기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정절벽(Fiscal Cliff) 우려가 높지만, 이 고비만 넘긴다면 성장엔진이 재가동될 수 있다는 기대도 무르익고 있다.
발단은 연말 홀리데이 시즌의 출발인 추수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였다. 추수감사절 당일 소매업체들의 온라인 판매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IBM은 500대 소매업체들의 이날 매출액이 전년대비 17.4% 늘었다고 추정했고, 시장조사업체인 엑스페리언마케팅서비스도 온라인 쇼핑객이 16%나 늘었다고 발표했다. 블랙프라이데이에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112억달러로, 작년보다 1.8%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지만, 온라인 매출은 26%나 급증한 10억4000만달러에 이르렀다. 또 사이버 먼데이 매출액도 컴스코어 기준으로 20%, IBM 기준으로 30% 각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가운데 시장 우려와 달리 미국 가계의 경기 기대감은 오히려 더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소비지출 회복세가 좀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美 대도시 집값, 26개월 최대상승..부동산 회복
미국의 지난 9월 주요 대도시 집값이 또다시 상승했다. 특히 전년동월대비 상승폭이 커지면서 주택경기가 여전히 회복세를 타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케이스쉴러가 함께 발표한 9월중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지수는 계절조정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이는 지난 8월의 0.4% 상승은 물론 시장에서 예상했던 0.4% 전망치와도 동일한 수준이었다. 특히 전년동월대비로는 집값이 3.0% 상승해 2.9% 상승을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10년 7월 이후 2년 2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다만 계절조정하지 않은 집값은 전월대비 0.3% 상승해 시장 예상치였던 0.5%에 못미쳤고 앞선 8월의 0.8%에는 크게 못미쳤다. 주요 10대 대도시만 놓고 보면 계절조정 전월비로 집값은 0.3% 상승해 앞선 8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0.6% 상승했다.
데이빗 블리처 S&P다우존스지수위원회 의장은 “주택가격은 한 해중 상대적으로 부진한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면서도 “주택시장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 OECD “재정절벽땐 글로벌 경기침체 초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미국 재정절벽 해결을 위한 협상이 불발로 끝날 경우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OECD는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각각 1.4%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2년간 경제는 더디고 불균형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도 “세계 경제는 아직도 숲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특히 미국 재정절벽이 현실화된다면 가뜩이나 취약한 경제는 침체국면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과 경기 둔화를 야기한 유럽의 재정위기보다 더 큰 영향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OECD는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를 해결한다는 전제하에서 오는 2014년에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2.3%까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내년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를 기록할 것으로 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재정절벽이 없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2014년 전망치는 2.8%로 좀더 높아질 것으로 점쳤다.
유로존의 경우에는 내년초까지도 경제가 침체국면을 지속하면서 내년 연간으로도 0.1%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2014년에는 1.3%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