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경매 아파트에는 치명적인 독이 있다

유찰 3회 이상 물건은 권리분석 철저히
선순위 임차인 보증금 등 꼼꼼히 살펴야
법원 '매각물건 명세서' 확인이 필수
  • 등록 2012-11-25 오전 9:07:32

    수정 2012-11-25 오전 9:07:32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지난 9월초 고모씨는 법원 경매를 통해 서울 도봉구 도봉동에 있는 전용 84㎡ 아파트를 감정가 3억1000만원의 절반 수준인 1억7000만원에 낙찰 받았다. 이 아파트는 중소형인 데다 지하철 1호선 도봉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 고씨의 선택은 탁월해 보였다.

며칠 뒤 고씨는 자신이 산 아파트에 세입자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가 세입자 이모씨에게 돌려줘야 할 전세보증금은 1억3000만원. 결국 그는 3억원에 아파트를 산 셈이 됐다. 이 아파트의 지난 9월 평균 매매가는 2억8000만원(국민은행 자료)으로 집값은 꾸준한 하락세였다. 결국 그는 낙찰가의 10%인 입찰보증금 1700만원만 날리고 아파트 구입을 포기했다.

한빛경매컨설팅 관계자는 “경매 초보인 고씨는 가장 기본인 ‘매각 물건 명세서’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아 임차인이 있다는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며 “주택의 경우 세입자 유무를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9·10 대책’ 발표로 올 연말까지 주택 취득세가 절반으로 줄면서 경매시장에서 아파트의 인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3번 유찰되면 시세의 반값에도 구입할 수 있어 법원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문제는 무작정 경매에 뛰어든 초보자들이 유찰 회수가 2~3회 이상인 아파트를 싼 가격만 보고 낙찰 받았다가 계약금만 날리는 일이 자주 생긴다는 점이다. 고씨의 사례처럼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을 확인하지 않고 응찰해 입찰보증금을 날리는 경우는 가장 흔한 실수다.

지난 23일 현재 3번 이상 유찰된 서울의 반값 아파트는 모두 36개다.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11월 수도권 신건 아파트 낙찰률은 1.32%에 불과했지만 1회 유찰되면 47.99%, 2회 유찰 87.56%, 3회 유찰 87.5% 등으로 2~3회 유찰된 물건은 낙찰률이 90%에 육박했다. 유찰 4회 이상 아파트도 낙찰률이 71.43%에 달했다.

박종보 부동산태인 연구원은 “3회 이상 유찰된 물건은 감정가의 반값으로 떨어져 응찰자가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며 “유찰이 잦으면 권리관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만큼 법원에 비치된 매각물건 명세서를 꼼꼼히 읽어 임차인의 보증금, 유치권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손해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