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지루한 게걸음 종식..공매도 세력 `기선제압`

올들어 처음으로 4만원 돌파..시가총액 5조원 회복
무증 수급불균형 해소 기대..외국인 46만주 순매수
  • 등록 2012-05-13 오전 11:00:00

    수정 2012-05-11 오후 6:36:44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셀트리온(068270) 주가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4만원을 돌파했다. 시가총액도 7개월 만에 5조원을 회복했다.

최근 6개월 동안 셀트리온은 3만원과 4만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4만원 돌파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외국인이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 물량을 쏟아낸 데다 일부 공매도 물량까지 더해진 결과다.

하지만 최근 셀트리온 경영진이 실적 개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을 잇따라 내놓은면서 박스권 상단 돌파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됐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14.93% 오른 4만3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5조7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셀트리온은 보통주 1주당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새로 발행되는 신주는 총 5778만4912주이며 신주 상장예정일은 오는 6월 29일이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셀트리온은 185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혜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셀트리온은 수급 불균형 현상이 지속되면서 주가 왜곡현상이 나타났다"며 "무상증자 결정으로 주가에 실적 기대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 25일 연중 최저가인 3만1300원을 기록할 때까지 셀트리온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2월 초와 3월 중순 경 4만원 회복을 위한 시도가 나타났지만 결국 주가는 4만원 돌파에 실패했다.

외국인 매도 물량이 주가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외국인은 지난 2월3일부터 2월17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고, 4월18일부터 26일까지 7거래일 연속 `팔자`를 외쳤다. 지난해 한때 35%까지 육박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25%대로 낮아졌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CT-P13` 품목 허가를 앞둔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일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고개를 들었다.

정보력과 자금력이 앞서는 외국인이 파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형성되면서 공매도 세력의 근거없는 소문도 시장에서 확산됐다. 4월 중순 이후 셀트리온이 중국 임상에 실패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주가는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공매도 거래가 빠르게 늘었다.

이에 셀트리온은 공매도 세력에 단호히 대응하기로 결정, 지난 7일 홈페이지를 통해 기존 투자자들에게 협조 요청을 했다. 공매도 거래에 사용된 주식이 있다면 상환을 요청하도록 한 것. 이어 셀트리온은 자사주 매입과 무상증자 등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될 만한 주주친화 정책을 순차적으로 공시했다.

경영진의 노력에 주가는 화답했고, 이달 들어 36.6%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올리려 했던 세력은 예상밖의 셀트리온 반격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상위 순매수 창구 가운데 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삭스가 눈에 띄는 이유다. 외국계 투자가들의 공매도 창구로 지목됐던 골드만삭스 창구를 통해 63만주에 달하는 매수 주문이 들어온 것을 증권가는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서 되갚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공매도 세력과 셀트리온 간 `주식 전쟁`에서 셀트리온이 기선을 잡은 셈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CT-P13`의 품목허가가 난 이후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 주가 상승 탄력이 더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차잔고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들도 셀트리온이 빠르면 상반기 중 품목허가를 받고 하반기부터 빠르게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데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김현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 3분기와 4분기 각각 754억원, 772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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