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43.18포인트(0.39%) 떨어진 1만1126.2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97포인트(0.24%) 오른 2503.26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3.19포인트(0.27%) 하락한 1182.45를 각각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개장 전에 발표된 미국의 9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 비 3.3% 증가했지만, 기업들의 투자를 가늠할 수 있는 자본재 주문이 오히려 감소세를 보인 점이 부담이 됐다.
또 3분기 어닝 시즌이 절정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스프린 넥스텔과 코노코필립스, 월풀 등 일부 기업의 실적이 기대에 미흡했던 점도 매물을 불러들였다. 특히 향후 예상되는 미 연준의 추가적인 양적완화 규모가 예상보다 적고, 점진적으로 추진되리라는 관측이 가세하면서 매물이 더욱 늘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통신용 반도체칩 메이커인 브로드컴의 실적호재에 힘입어 기술주에 대한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장후반 낙폭이 크게 줄었고, 나스닥 지수는 상승세로 전환했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종목 가운데 주가가 내린 종목이 21개에 달할 정도로 시장 전반적으로 하락 종목이 우세했다.
◇ 추가 양적완화 규모·효과에 대한 의구심 불거져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연준이 내달 2~3일 개최되는 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결정되겠지만, 규모는 수천억 달러 정도이고, 자산 매입도 1차 양적완화 때와 같은 충격요법보다는 수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설령 연준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더라도 효과가 미지수라는 비판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핌코 공동 설립자는 추가 양적완화가 일종의 `폰지사기(일시적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고, 자산운용업계의 거물인 제레미 그랜섬 GMO 회장은 추가 양적완화가 큰 해를 끼치고 엄청난 비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 `제한적 양적완화` 관측에 달러화 반등하며 원자재 상품주 압박
양적완화 규모와 효과를 둘러싼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미국 국채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반면, 미국 달러화는 이를 호재로 주요국 통화에 대해 반등세를 나타냈다.
◇ 브로드컴 실적호재로 기술업종은 강세
3분기 어닝 시즌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 결과에 따라 주요 기업들의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미국 3위의 대형 통신회사인 스프린트 넥스텔은 지난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더 확대된 점이 악재로 작용해 9% 이상 급락하며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반면 통신용 반도체칩 메이커인 브로드컴은 3분기 순이익이 4배 가까이 급증한 데 힘입어 11%나 급등했다. 이에 힘입어 기술주에 대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됐고,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3.02% 급등했다.
이 밖에 대형 에너지업체 코노코필립스는 유가 상승으로 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생산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 약세를 보였다. 또 미국 대형 가전업체 월풀은 북미지역 선적 전망치를 낮추고, 내년 초 판매 성장률이 둔화되리라 경고한 점이 악재로 작용해 4% 가까이 떨어졌다.
◇ 경제지표 개선됐지만 `속 빈 강정`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세를 보이며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을 반감시켰다. 더욱이 경제지표는 외견상 개선에도 `속빈 강정`처럼 실속이 없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우선 미국의 9월 내구재주문은 전월 대비 3.3% 증가했다. 예상치를 웃돈 수치였다. 하지만 전월 4.8%(수정치)의 급증세를 보였던 항공기 제외 비군수용 자본재 주문은 0.6% 감소했다. 비군수용 자본재는 컴퓨터와 기계류 등으로, 기업의 투자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다.
또 미국의 9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 비 6.6% 증가한 연율 30만7000채(계절조정)을 기록하며, 2개월 연속 개선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5월 사상 최저인 28만2000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미국 주택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