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애널리스트 한마디에 급반전...다우 1만 하회

웰스파고 투자의견 하향에 매물 쏟아져
모간스탠리·야후 등 실적 호재 희석
  • 등록 2009-10-22 오전 5:27:40

    수정 2009-10-22 오전 5:27:40

[뉴욕=이데일리 피용익특파원] 뉴욕 증시가 21일(현지시간) 장 막판 매물을 견디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로치데일증권의 유명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보베가 웰스파고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한 것이 주식 매도세를 촉발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92.12포인트(0.92%) 하락한 9949.3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74포인트(0.59%) 내린 2150.73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9.66포인트(0.89%) 떨어진 1081.40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은행들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 보잉의 적자전환 및 실적전망 하향 소식에 혼조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전일 장 마감 후 발표된 야후와 샌디스크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점을 호재로 나스닥이 상승했고, 다우와 S&P500도 뒤이어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개장 전 발표된 주요 기업들의 실적 역시 전반적으로 양호한 결과를 보여줬다.

특히 금융위기의 중심에 서 있던 은행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모간스탠리는 1년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웰스파고의 분기 순이익은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주요 지수는 오전 중 0.4~0.7%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오후 2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소비는 취약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증시는 베이지북 발표 직후 상승폭을 다소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을 뿐 주요 지수는 모두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오후 3시15분 리처드 보베가 웰스파고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조정하면서 지수는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고, 다우 지수는 1만 선을 하회했다. 은행주는 물론 대다수의 업종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가운데 하락 종목이 24개에 달한 반면 상승 종목은 6개에 그쳤다.

◇ 보베, 웰스파고 투자의견 `매도` 하향

리처드 보베 로치데일증권 애널리스트는 웰스파고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조정했다.

보베는 "웰스파고가 발표한 실적의 질이 매우 낮다"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은 모기지 서비스 포트폴리오에서 36억달러의 수수료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이익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면서 "웰스파고는 2010년 3분기까지 실적 하향 추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웰스파고는 3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며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웰스파고는 순이익 32억4000만달러(주당 56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16억4000만달러(주당 49센트) 대비 9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아울러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주당 39센트도 큰 폭으로 상회했다.

다만 웰스파고는 부실채권 규모가 51억달러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웰스파고는 4.47% 하락했다.

◇ 모간스탠리 실적 대폭 개선

모간스탠리는 월가 예상치를 뛰어넘은 3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1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분기에 순이익 7억5700만달러(주당 38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77억달러(주당 6.97센트)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주당 30센트를 상회했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3분기에 흑자로 돌아섰다. 투자은행(IB) 수수료 증가가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모간스탠리 주가는 실적 호재로 장 중 8% 가까이 상승했지만, 보베의 웰스파고 하향 여파로 낙폭을 축소하며 4.80% 오르는 데 그쳤다.

◇ 야후·샌디스크 호재로 기술주 상승

검색엔진 업체 야후는 3분기 순이익이 1억8610만달러(주당 13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5430만달러(주당 4센트)에 비해 3배 이상 확대된 규모이다.

메모리카드 제조업체 샌디스크는 3분기에 순이익 2억3130만달러(주당 99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동기 1억6590만달러(주당 74센트)보다 증가한 것이다.

이같은 실적 개선 효과로 야후와 샌디스크는 이날 증시에서 각각 2.85%, 9.54% 상승했다.

다만 이들 기업의 실적 개선가 기술주 전반의 호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오전장에서는 나스닥의 견인을 주도했지만, 오후 들어 지수가 조정을 받으며 대다수 기술주는 하락세로 반전했다.

인텔은 1.59% 하락했고,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2.85% 떨어졌다. 델은 1.30%,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3.11% 각각 내렸다.

◇보잉 적자전환..실적전망 하향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의 주가는 3분기 적자전환과 올해 실적 전망 하향 소식에 2.47% 하락했다.

보잉은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분기에 순손실 16억달러(주당 2.23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순이익 6억9500만달러(주당 96센트)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9% 증가한 167억달러로 집계됐다.

보잉은 순이익과 매출액이 모두 월가의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팩트셋리서치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는 주당순손실 1.93달러와 매출액 172억달러였다.

한편 보잉은 787기와 747기의 문제를 반영해 올해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보잉은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4.70~5달러에서 1.35~1.55달러로 낮췄다. 월가 예상치는 2.34달러였다.

◇ 베이지북 "미 경제 완만한 회복세"

연준은 미국내 12개 연방준비은행 지역의 경제상황을 종합한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가 경기후퇴에서 천천히 빠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9월 초순부터 10월 중순까지의 기간 중 12개 연은 지역중 경제활동이 개선된 지역이 전체적으로 우위를 보였다.

부문별로는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지원 영향으로 주거용 주택과 제조업이 개선세를 보였다. 반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더 부진해졌다. 또 은행의 대출수요는 이전보다 감소했고 대출 회수율도 낮아졌다. 노동시장은 지역별로 약화됐거나 혼조양상을 이어갔다.

대부분 지역에서 물가압력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기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물가압력이 낮은 상황인 만큼, 경기회복을 도모하기 위한 미국의 저금리 정책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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