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53년 파키스탄의 남부 항구도시인 카라치에서 태어난 부토 전 총리는 파키스탄의 대통령과 총리를 역임한 줄피카르 알리 부토(Zulfikar Ali Bhutto)의 딸이다.
그의 아버지도 지난 1979년 군사구테타로 실각한 뒤 처형당한데 이어 그 마저 테러로 사망함에 따라 비운의 가족사를 안게 됐다.
그의 정치 인생은 미국의 하버드대학과 영국의 옥스퍼드대학에서 유학한 뒤 귀국하면서 시작됐다. 그의 아버지가 당시 육군참모총장인 모하마드 지아 울 하크의 군사쿠데타로 실각하고 처형당하자 부친이 창당한 파키스탄인민당(PPP)을 이끌며 반정부운동을 펼쳤다.
그러나 그에게 닥쳐온 것은 옥고, 가택연금, 망명 등 고난의 세월이었다. 그는 1981년 하크 정권에 의해 체포돼 3년간 옥고 등을 치룬 뒤 영국으로 돌아가 망명 생활에 들어갔다.
하지만 자신이 주도하던 정부가 부패 혐의를 받으면서 이듬해 총리직에서 물러나고 마는 수모를 겪었다.
그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온 것은 올 하반기 대법원장 해임 이후 거센 퇴진운동으로 궁지에 몰린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권력분점 협상을 제시하면서 부터였다.
하지만 지난 10월 8년만에 고국땅을 밟은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환호 뿐만은 아니었다. 테러 위협이 그를 줄곧 따라다녔다. 그의 친미성향 때문에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표적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는 귀국 직후 고향인 카라치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했지만 140명에 달하는 희생자가 발생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는 또 국가비상상태를 선포한 무샤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대신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와 연대의사를 천명함으로써 적대세력을 더욱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고, 결국 귀국 3개월만에 자살폭탄 공격을 받아 숨지는 비운을 맞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