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식시장은 미국의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마치고 문을 활짝 열었건만 일상으로 돌아온 월가 투자자들은 그리 많아 보이진 않는다. 여느 연말 처럼 거래량이 바싹 말라버렸다.
이런 와중에 들려온 연말 쇼핑 성적표의 추정치는 미국은 물론 세계 유명 휴양지에서 꿈같은 휴가를 즐기고 있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을 성 싶다.
미국 경제 성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심리가 생각 만큼 달아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를 코 앞에 둔 12월23일은 매년 최고의 소매 유통 매출을 내는 날이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
시카고 소재의 시장조사기관인 쇼퍼트랙 RTC에 따르면 지난 23일 매출이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넘어서지 못했다.
연말 쇼핑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의류 업계는 미국의 포근한 날씨에 울상이다.
퍼시픽 그로스 에쿼티의 트레이딩 헤드인 스테펜 마소카는 "소매 매출 부진은 경기가 뜨겁지 않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월가의 보너스가 천문학적인 액수를 기록하면서 고급 자동차인 페라리가 동이 나고,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 가격이 들섞인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지만 아랫목과 윗목의 기온차는 상당해 보인다.
이에 따라 유명 백화점인 메이시 등 소매유통업체들이 문을 일찍 열고 공격적인 할인 행사에 돌입하는 등 손님 끌기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마스터카드 리서치의 부사장인 마이클 맥나마라는 "전반적인 매출은 약한 편이지만 기프트 카드 때문에 의류 매출이 껑충 뛰어오를 것이라는 희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막이 오른 뒤에 울려 퍼질 음악이 전주곡과 차이가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월가의 촉각은 내일과 모레 연달아 발표된 주택 경기 지표로 넘어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