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주요 지수가 1% 넘게 떨어지며 고유가 후폭풍 우려가 커졌지만 이날 국제 유가가 4% 넘게 급락해 주식시장 반등을 도왔다. 휴렛패커드를 필두로 한 주요 기술주 주가도 큰 폭 상승하며 투자 심리를 고무시켰다.
당초 다우 지수는 하락출발했다. 개장 전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가 예상 밖 급등하며 전일 소비자물가에 이어 연이은 인플레 충격을 던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낙폭을 확대하고 기술주로 매기가 몰리면서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이날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37.26포인트(0.35%) 오른 1만550.71, 나스닥 지수는 8.09포인트(0.38%) 오른 2145.15로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는 0.90포인트(0.07%) 오른 1220.24로 마감했다.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9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2.83달러(4.3%) 낮은 63.25달러로 장을 마쳤다.
◆유가 4.3% 급락..OPEC 수요 전망 하향
이날 주식시장 상승의 일등공신은 역시 유가다. 66달러대를 넘나들던 유가가 4.3% 급락하며63달러대로 떨어지자 주식시장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석유 수요가 작년보다 1.9%(158만배럴) 증가한 하루 평균 8360만배럴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인 162만배럴 증가보다 4만배럴 낮춰 잡은 것. 고유가로 인해 석유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것이 주 이유다.
휘발유 재고는 전주보다 500만배럴 줄어든 1억9810만배럴을 기록해 7주째 감소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휘발유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 휴가철이 끝나가고 있다며 휘발유 재고 감소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다.
◆HP 급등..기술주 동반상승
주요 기술주들이 큰 폭 상승한 것도 매수 심리를 북돋웠다. 특히 휴렛패커드(HPQ) 주가는 13.16% 치솟아 오름세를 주도했다.
휴렛패커드는 전일 장 마감 후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회계연도 3분기 순이익이 주당 36센트를 기록, 월가 예상치 31센트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회계연도 4분기 순이익도 주당 44∼47센트를 기록해 시장 기대치 43센트를 웃돌 것이라고 공개했다.
투자은행의 평가도 좋다. 베어스턴스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투자의견을 상향했고 메릴린치는 목표가격을 올렸다.
HP 효과로 기타 컴퓨터 관련주도 모두 상승했다. 전일 실적 전망 하향으로 폭락했던 게이트웨이 주가는 5.47% 뛰었다. 애플컴퓨터는 1.95%, 델도 0.60%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X)는 1.30% 올랐다.
◆다임러-퀄컴은 하락..유통주는 혼조
세계 5위 자동차업체 다임러 크라이슬러(DCX)는 주식 내부자 거래 문제로 독일 감독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에 0.97% 떨어졌다. 독일 정부는 지난달 위르겐 슈렘프 전 최고경영자(CEO)가 갑작스런 사임을 발표하기 전 다임러 주가가 급등한 현상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퀄컴(QCOM)은 영국 소프트웨어 업체 엘라타를 5억7000만달러에 인수, 무선 통신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가는 0.32% 하락했다.
한편 전일 큰 폭 하락했던 유통주들은 종목별로 혼조를 보였다.
로우스(LOW)와 JC페니(JCP)는 각각 1.13%, 1.97%씩 상승했다. 그러나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WMT) 주가는 0.65%, 미국 최대 건설자재 유통업체 홈디포(HD)는 0.12% 떨어져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