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공동락특파원] 뉴욕증시가 장중 내내 등락을 거듭한 끝에 장막판 매물장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틀째 조정을 받았다.다우지수는 하루만에 5개월래 최저치를 재경신했고 S&P500지수는 800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이로써 다우와 S&P500지수는 지난해 10월 9일 이후 최저치를,나스닥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다우지수는 연초대비 10% 밀렸고 나스닥지수와 S&P지수는 각각 5%, 9% 떨어졌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재연되고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 등 기업발 악재들이 가세하면서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장초반 이라크 전쟁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기대로 증시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미국 정부가 이번주 중 2차 이라크 결의안의 표결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하락세로 방향을 정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이라크 2차 결의안에 대해 이번주중 표결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이라크 무장해제시한을 한달간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선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기업발 악재들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업체인 노키아가 분기실적을 경고하면서 기술주에 대한 실적우려를 자극했고 제약주들은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제동에 걸리면서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BB&T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인 릭 존스는 "이라크 전쟁과 같은 외부 변수들이 투자심리를 냉각시킨 이후 기업발 악재들까지 투자자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악재가 연이어 계속되는 약세장의 전형적인 모습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한편 1월 도매재고는 0.2% 감소해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2% 증가를 하회했다.1월 도매판매는 1.0% 증가했다
달러는 주요국 통화들에 대해 일제히 강세는 나타낸 반면 국채가격은 소폭 하락했다.국제 유가는 이틀째 하락하며 배럴당 37달러선을 하회했고 금값도 급락하며 온스당 350달러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11일 다우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해 장중 여러 차례 등락을 거듭했지만 막판 매물 공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전일대비 0.58%, 44.12포인트 하락한 7524.06포인트(잠정치)를 기록, 연중 최저치를 재경신했다.
나스닥도 상승세로 출발해 다우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 끝에 0.54%, 6.90포인트 떨어진 1271.47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0.84%, 6.75포인트 하락한 800.73포인트로 800선에 턱걸이했고 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0.28%, 0.98포인트 내린 347.03포인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은 14억399만주, 나스닥의 거래량은 12억3782만주로 평균수준에 다소 못 미쳤다.상승 대 하락종목수는 뉴욕증권거래소가 1274대1960을, 나스닥은 1434대1734로 하락종목의 숫자가 우세했다.
미국 최대의 생활용품 업체인 프로터앤갬블(P&G)는 독일의 헤어용품 업체인 웰라의 인수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19% 상승했다.회사측은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웰라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금융주들은 전일 주택 모기지 업체들의 급락에 따른 충격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했다.다우종목인 시티그룹과 JP모건이 각각 2.05%, 3.22% 하락했으며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0.91% 떨어졌다.
항공주들이 최근의 경영난을 반영해 잇따라 실적을 경고하면서 동반 하락했다.미국의 3대 항공사인 델타항공은 이라크 전쟁에 대한 우려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1분기 현금흐름이 좋지 않았다고 밝혀 22.06% 폭락했다.아메리칸에어라인의 모기업인 AMR도 파산보호신청이 임박했다는 언론 보도가 전해지며 34.02% 급락했으며 컨티넨털항공과 노스웨스트도 나란히 14.86%, 10.57%씩 떨어졌다.
제약주들은 전일 브리스톨마이어의 실적 재공시에 이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매출 과대계상과 리베이트 혐의로 킹제약에 대해 소환장 발부하면서 이틀째 큰 폭으로 하락했다.킹제약이 23.46% 급락했으며 다우종목인 머크는 0.82% 떨어졌다.브리스톨마이어는 4.49% 내렸다.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반도체 대표주자인 인텔이 0.31% 하락했으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0.01% 내렸다.소프트웨어 메이커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이 각각 0.70%, 0.74% 하락했고 델컴퓨터는 0.81% 하락했다.반면 네트워킹 대장주 시스코시스템즈는 0.08% 올랐다.
광학업체인 코닝은 실적전망을 재확인했지만 1.08% 하락했다.코닝은 개장전 1분기에 7억~7억3000만달러의 매출과 1000만~5000만달러 수준의 손실(주당 1-4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이는 종전의 실적 전망치를 재확인한 수치다.
반면 핀란드의 휴대전화 업체인 노키아는 1분기 실적을 경고했지만 1.82% 상승했다.노키아는 1분기 주당 순익이 당초 예상범위의 바닥 수준인 0.15~0.17유로로 추정하고 특히 1분기 네트워크 판매가 부진해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키아의 실적경고로 여타 통신장비 업체들이 부진을 보였다.스웨덴의 에릭슨이 5.31% 급락했으며 프랑스의 알카텔은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