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세수 펑크'…7월까지 43조 덜 걷혀

기재부 '7월 국세수입 현황' 발표
법인세 전년 대비 17.1조 급감
소득세·부가가치세도 줄줄이↓
  • 등록 2023-09-01 오전 5:00:00

    수정 2023-09-01 오전 5:00:00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올해 7월까지 국세 수입이 1년 전보다 43조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법인세 감소에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인한 양도소득세 감소가 맞물려 ‘세수 펑크’ 규모를 키웠다. 세수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세입 예산안보다 모자란 세수 규모는 매달 커지는 모습이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7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7월 국세수입은 전년동월대비 3조 7000억원 감소했다. 감소폭도 전월(-3조 3000억원)대비 확대됐다. 올해 1~7월 누계 국세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3조3000억원(16.6%) 적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7월 국세 수입 예산 대비 진도율은 54.3%였다. 지난해 7월 실적 대비 진도율(65.9%)과 최근 5년 평균 실적 대비 진도율(64.8%)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올해 남은 기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는다고 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48조원 부족하다.

지난해 기업 영업이익 감소, 중간예납 기납부 세액 증가 등으로 법인세수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법인세는 7월까지 48조5000억원이 걷혀 전년대비 17조1000억원(-26.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경기부진 장기화로 법인세 감소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올해 12월 사업연도가 종료되는 법인은 이날까지 법인세 중간예납을 신고·납부했다. 법인은 직전 사업연도 산출세액의 절반을 내거나 상반기 실적을 가결산 할 수 있다. 올해의 경우 실적 악화로 가결산하는 기업이 늘어 하반기 법인세 규모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657곳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에 잡아둔 법인세 비용은 20조 322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34조 2546억원)보다 40.7% 줄어든 수치다. 게다가 올해부터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세율 1%포인트 인하도 이번 중간예납부터 적용된다. 박금철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아직 예단하기 어렵지만, 기업 실적이 나빠지면서 가결산이 작년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인세 외에 소득세·부가가치세 등 주요 세목에서도 모두 일제히 세수가 감소했다. 소득세(68조원)는 전년동기대비 12조7000억원(-15.8%) 줄었다. 부동산 거래가 감소하면서 양도소득세가 줄어든 탓이다. 양도소득세는 7월까지 9조6000억원이 걷혀 1년 전(20조7000억원)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수입 감소 영향으로 부가가치세(56조7000억원)와 관세(3조 9000억원)도 각각 전년대비 6조1000억원(-9.7%), 2조6000억원(-39.4%) 감소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 등으로 교통세(6조2000억원)는 전년대비 7000억원(-9.5%) 줄었다. 정부는 고물가에 따른 서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21년 11월부터 휘발유, 경유 등을 대상으로 유류세를 깎아주고 있다.

세수 펑크 확대에 정부는 올해 세수를 다시 추계해 9월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024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7월 부가세 실적과 8월 말 법인세 중간예납 상황을 본 뒤 최대한 정확하게 추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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