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적자 예고된 SK하이닉스…외국인 발길도 주춤

외국인, 이달 셋째 주부터 순매도로 전환
업황침체 장기화, 2Q 2조9004억 적자 우려
삼전·마이크론처럼 깜짝실적 기대도 ‘솔솔’
“AI반도체發 HBM 기대…경쟁력 우위 유지”
  • 등록 2023-07-24 오전 5:00:00

    수정 2023-07-25 오후 2:55:16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실적발표를 앞두고 주가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이미 상장사 중 2분기 가장 많은 영업손실을 낼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도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005930)처럼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1일 SK하이닉스(000660)는 전 거래일보다 1800원(1.54%) 내린 11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0.08% 하락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1.77%)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 AI 반도체 기대에 SK하이닉스를 사들이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외국인은 SK하이닉스는 이달 첫째 주(7월 3~7일)와 둘째 주(10~14일) 각각 614억원, 1171억원씩 사들였지만, 셋째 주(17~21일)에는 오히려 662억원을 순매도했다. 26일 2분기 실적 발표를 하는 만큼, 이를 확인하고 가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풀이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전망하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5.17% 줄어든 6조1920억원이다. 영업손실은 작년 2분기와 견주면 적자로 전환한 2조9004억원이다. 올해 2분기 상장사 중 가장 저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2분기 역시 반도체 수요는 부족하지만, 공급은 많은 ‘업황 침체’가 지속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까지 감산에 가담하며 공급 줄이기에 힘을 모으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길어지며 수요가 예상보다 회복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실제 교보증권(030610), 하이투자증권 등 2개 증권사는 SK하이닉스의 영업손실이 4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3분기 전망도 밝진 않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2조1879억원이다. 작년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통 IT 기기들에 대한 수요 회복 시그널이 묘연한 상황”이라며 “여전히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재고 부담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양호한 2분기 잠적 실적을 내놓은 만큼, SK하이닉스 역시 반전이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영업손실 7400억원) 이후 14년 만에 가장 저조하지만, 시장전망치(2818억원)는 상회하는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 역시 지난 3~5월(회계연도 3분기) 37억5200만달러(4조9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전망치(36억9000만달러)를 웃도는 것이었다. 영업손실도 17억6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지만, 주당 순손실은 1.43달러로 시장 예상치(-1.59달러)보다 양호했다.

뿐만아니라 AI 반도체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기대감도 여전하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AI용 서버에 필수로 탑재되는 HBM이나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에 경쟁력이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에서 올해 말 15%까지 상승할 전망”이라며 “이를 통한 경쟁력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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