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잇따라 체결되면서 시장 개방과 함께 우리 농축수산물의 수출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식의 위상도 높아지면서 K푸드는 2년 연속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여기에 농기계·스마트팜까지 수출 영역을 확대하며 5년 내 농식품 수출 2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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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작년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5.3% 늘어난 120억달러(약 14조 8020억원)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제 교역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2021년(114억달러, 약 14조620억원) 역대 처음 100억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120억달러도 돌파했다.
품목별로 보면 간편식 선호와 한류 효과 등으로 쌀가공식품과 라면 수출액이 각각 1억8060만달러, 7억7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0.1%, 13.5% 증가했다. 특히 쌀가공식품은 한국에 대한 식문화가 유행하면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떡볶이, 즉석밥 등의 인기가 특히 높았던 것이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신선 식품에서는 유자(차)와 배 수출액이 각각 6.6%, 3.5% 늘었다. 배는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으로 전용선복(전용 선적공간)을 확대 운영한 데다, 홍보 강화 등에 힘입어 북미와 아세안 등지에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비타민 등 효능이 해외로 알려지며 유자에 대한 인기도 높아졌다.
FTA 체결 국가 대상으로 수출 성장세도 고무적이다. 2012년과 2015년 각각 FTA를 발효한 미국과 중국은 일본과 함께 국내 농식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들이다. 한국의 대미(對美)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FTA가 발효된 2015년 6억6400만달러(약 8785억원)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16억3255만달러(약 2조 1600억원)로 7년새 145.8% 성장했다.
농식품 수출에 그치지 않고, 농기계·스마트팜 등 전후방산업 수출도 전년대비 13.7% 성장해 지난해 30억달러를 달성했다. 북미 시장에서 코로나19 이후 취미로 농사를 짓는 ‘하버 파머’가 늘어나면서 국산 중소형 농기계이 크게 늘었다. 작년 농기계 수출액은 17억4246만 달러(약 2조3000억원)로 한 해전보다 18%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형 스마트팜’ 수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연초 윤석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에서 5600만달러 규모의 스마트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이밖에도 동물용 의약품, 펫푸드 등 연관산업을 수출 분야로 확대하고, 올해 수출을 130억 달러(약 17조 2030억원)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27년 230억 달러(약 30조 4270억원)의 수출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지난 2월 ‘K-푸드 플러스 수출 확대 추진본부’를 꾸렸다. 농식품 분야의 FTA 보완 대책 및 유통·물류 효율화로 수출 확대를 지원하고 전후방산업의 수출 산업화도 지원하기 위해서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올해 대내외 수출 여건이 쉽지 않지만 자신 있게 수출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각오로 총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제작 지원: 2023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