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1월1일~2월23일)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 합병(스팩합병 제외)을 결정 공시건수는 1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6건) 대비 2배 넘게 증가한 규모다.
|
올해 가장 먼저 기업 합병에 나선 상장사는 수성샐바시온(084180)(옛 이브이수성)으로, 자동제어장치 제조사업을 하는 자회사 수성에이지브이를 소규모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수성에이지브이는 합병 후 해산한다.
반대로 올해 기업분할을 결정한 코스닥 업체는 HLB(028300), 인터로조(119610) 등 단 2곳밖에 되지 않았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분할 대신 합병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과 경영 효율화를 꼽았다. 조직을 통합해 협업을 추진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여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설명이다. 궁극적으로는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합병을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이 현실화하면서 주가가 하락하자 합병을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하는 데 주력하는 셈이다.
앞으로도 기업 분할보다 합병이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긴축 정책이 예상보다 더 장기화할 여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국 경제 지표 호조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상향될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이후 최종금리가 5.75%에 이를 확률이 30%까지 상승했다. 전주 대비 2배가량 높아졌다. 아울러 이는 지난해 12월 연준이 내놓은 점도표상 최종금리 수준인 5.1%와 비교하면 0.6%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은 전략적 관점에서 (경기가) 다운 사이클일 때 사업 단위를 조정하면서 중복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합친다”며 “최근 기업들이 대형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펼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