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용산은 되고 세종은 안된다?…알수없는 尹의 잣대

윤 대통령 후보 시절 “세종집무실 설치 격주 국무회의" 약속
10월 완공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대통령 집무실 설치 무산
정부 "중복·경제성 등 고려"…시민단체 "그렇다면 용산은?"
  • 등록 2022-07-19 오전 5:00:00

    수정 2022-07-19 오전 5:00:00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이틀 앞둔 5월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 취임 후 이용할 집무실의 이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세종=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최근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를 중심으로 ‘충청 소외론’이 솔솔 확산될 조짐이다. 이 논란의 핵심은 대통령 세종집무실이다.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상징이 된 세종시는 그간 정권에 따라 형태와 방향성에 크고 작은 변화가 줄곧 이어졌다. 참여정부에서는 신행정수도를, MB정부에서는 기업도시 중심의 세종시 수정안을, 박근혜정부에서는 세종시 원안+α를, 문재인정부에서는 세종시 완성을 각각 내세웠다. 반면 역대 모든 정부에서 표방했던 세종시 계획은 미완성으로 끝났고, 올해 윤석열정부가 새롭게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종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와 관련해 세종시가 실질적 행정수도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세종시 집무실에서 중앙·지방협력회의는 물론 격주로 국무회의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대통령 세종집무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안도 제시했다. 대통령직 인수위는 지난 4월 1단계로 정부세종청사 1동 국무회의장을 우선 활용한 뒤 2단계로 올해 12월까지 중앙동에 임시 집무실을 설치하고, 마지막 3단계로 2027년 국회 세종의사당 개원에 맞춰 비서동과 관저를 갖춘 세종 집무실 건립이라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또 세종 집무실 설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확정되면서 지난 20여년간 이어졌던 세종시 논란이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런 예상을 깨고, 윤석열정부에서 또다시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대통령 의지에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다. 당초 약속했던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가 무산되고, 기존 임시 집무실을 활용한다는 방침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오는 10월 완공되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신청사)에 대통령 임시 집무실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27년 하반기 국회 세종의사당 개원 시기에 맞춰 비서동과 관저를 포함한 세종 대통령 집무실 완공 계획도 사실상 백지화됐다. 세종시민들과 충청권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하자 대통령실은 “나라 살림이 어려운데 예산을 들여 새로 짓고 배치하는 것보다는 지금 설치돼 있는 세종 집무실을 내실 있게 활용하는 것이 공약을 이행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판단했다”고 전제한 뒤 “공약을 실질적으로 지키느냐가 중요하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결국 윤 대통령은 올해 완공되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제2집무실을 추가로 두지 않고, 2012년부터 운영된 청사 1동의 기존 집무실을 우선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이 논리가 모순 덩어리라는 점이다. 기존에 있던 청와대를 버리고, 용산집무실 이전을 밀어붙였고, 어떤 공론화 과정이나 국민적 공감대 형성 없이 군사작전처럼 집행됐다. 충청권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청와대와의 중복성과 경제성, 보안·경호 등의 문제와 함께 막대한 예산집행 등은 용산집무실 이전 과정에서도 제기된 사안이었다”며 “이에 와서 ‘용산집무실 이전은 트집잡지 말고, 세종 제2집무실 신설은 안된다’고 말하는 정부를 그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최근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공정과 상식을 표방한 윤석열정부가 MB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해야 하며, 윤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 안방인 충청권의 민심을 주의깊게 살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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