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전격 이전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발목을 잡으며 내걸었던 안보 공백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개방된 청와대는 벌써 명소가 돼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취임 20일 만에 62조원 규모의 추경을 집행,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했다. 노동계쪽으로 기울어졌던 운동장을 바로잡고, 규제 철폐를 약속하자 대기업들이 앞다퉈 1000조원대의 대규모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새 정부 출범 후 11일 만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 동맹을 첨단기술과 공급망을 아우르는 ‘경제 안보 동맹’으로 끌어올렸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는 등 대국민 소통에서 보인 행보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좌고우면하지 않는 게 윤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로 보인다. 하지만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려면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국정에는 ‘악마의 대변인’이 필요하다. 다수 의견을 향해 의도적으로 비판과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이다. 같은 생각만 하는 사람들끼리 뭉쳐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지면 성공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더 넓고 밝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더 큰 틀의 통합과 폭넓은 인재 기용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